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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대청에 누워 박정만 나 이 세상에 있을 땐 한간 방 없어서 서러웠으나 이제 저 세상의 구중궁궐 대청에 누워 청모시 적삼으로 한 낮잠을 뻐드러져서 산뻐꾸기 울음도 큰댓자로 들을 참이네. 어차피 한참이면 오시는 세상 그곳 대청마루 화문석도 찬물로 씻고 언뜻언뜻 보이는 죽순도 따다 놓을 터이니 딸기잎 사이로 빨간 노을이 질 때 그냥 빈손으로 방문하시게. 우리들 생은 다 정답고 아름다웠지. 어깨동무 들판 길에 소나기 오고 골망태 지고 가던 저녁나절 그리운 마음, 어차피 이승의 무지개로 다할 것인가. 신발 부서져서 낡고 험해도 한 산 떼밀고 올라가는 겨울 눈도 있었고 마늘밭에 북새더미 있는 하널은 뒤엉 속의 김 하나로 맘을 달랬지. 이것이 다 내 생의 밑거름 되어 저 세상의 육간대청 툇마루까지 이어져 있네. 우리..
보름달 속으로 난 길 김.정.희. 오랜만에 친구 만나 거나해진 아버지 자전거 뒤꽁무니에 나를 앉히며 말했다 기왕에 가는 거 저놈에 달도 태우고 가자꾸나 아버지 등과 내 배 사이에 대소쿠리만 한 달이 끼어 앉았다 셋이서 창영동 고갯마루 길을 달려 올랐다 - 『벚꽃 핀 길을 너에게 주마』(문학의전당, 2007)
9월 가을이 오면 그대 기다리는 일상을 접어야겠네 간이역 투명한 햇살 속에서 잘디잔 이파리마다 황금빛 몸살을 앓는 탱자나무 울타리 기다림은 사랑보다 더 깊은 아픔으로 밀려드나니 그대 이름 지우고 종일토록 내 마음 눈 시린 하늘 저 멀리 가벼운 새털구름 한 자락으로나 걸어 두겠네 李外秀
만약의 생 신.용.목 창밖으로 검은 재가 흩날렸다 달에 대하여 경적 소리가 달을 때리고 있었다 그림자에 대하여 어느 정오에는 이렇게 묻는 사람이 있었다 왜 다음 생에 입을 바지를 질질 끌고 다니냐고 그림자에 대하여 나는 그것을 개켜 넣을 수납장이 없는 사람이라고 어김없는 자정에는 발가벗고 뛰어다녔다 불을 끄고 누웠다 그리움에도 스위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밤 신은 지옥에서 가장 잘 보인다 지옥의 거울이 가장 맑다 +) 불을 끄고 누웠다 그리움에도 스위치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밤 이 구절이 좋아서 전체를 가져왔는데, 전체에선 좀 묻히는 느낌. 감정들마다 스위치가 있으면 좋겠다. 그럼 스위치가 너무 많아 헷갈리려나... 그래도 감정과잉의 상태에서 허우적거리진 않겠지...
하루 어제는 하루종일 바람이 불어 나뭇가지들이 멀리 흔들리고 나는 당신에게 가고 싶었습니다 당신 곁에 가서 바람 앉는 잔 나뭇가지처럼 쉬고 싶었습니다 어제는 하루종일 내 맘에 바람뿐이었습니다. 김용택
사랑하는 별 하나 -이 성선- 나도 별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외로워 쳐다보면 눈 마주쳐 마음 비쳐주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나도 꽃이 될 수 있을까 세상 일이 괴로워 쓸쓸히 밖으로 나서는 날에 가슴에 화안히 안기어 눈물짓듯 웃어 주는 하얀 들꽃이 될 수 있을까 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마음 어두운 밤 깊을수록 우러러 쳐다보면 반짝이는 그 맑은 눈빛으로 나를 씻어 길을 비추어 주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 개망초...을사조약쯤에 여기저기 피기 시작해서 망초, 혹은 망국초라 불렸다함. 외래종이라 그때쯤 우리나라에 들어왔나보다. 그런데 망초랑 개망초는 다르다. 개- 가 붙은건 나라 망하게 한 꽃이 예뻐봤자지 라는 뜻으로 붙은 ..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였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 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 없는 사랑말고 저무는 들녘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 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 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