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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대청에 누워 - 박정만 본문
대청에 누워
박정만
나 이 세상에 있을 땐 한간 방 없어서 서러웠으나
이제 저 세상의 구중궁궐 대청에 누워
청모시 적삼으로 한 낮잠을 뻐드러져서
산뻐꾸기 울음도 큰댓자로 들을 참이네.
어차피 한참이면 오시는 세상
그곳 대청마루 화문석도 찬물로 씻고
언뜻언뜻 보이는 죽순도 따다 놓을 터이니
딸기잎 사이로 빨간 노을이 질 때
그냥 빈손으로 방문하시게.
우리들 생은 다 정답고 아름다웠지.
어깨동무 들판 길에 소나기 오고
골망태 지고 가던 저녁나절 그리운 마음,
어차피 이승의 무지개로 다할 것인가.
신발 부서져서 낡고 험해도
한 산 떼밀고 올라가는 겨울 눈도 있었고
마늘밭에 북새더미 있는 하널은
뒤엉 속의 김 하나로 맘을 달랬지.
이것이 다 내 생의 밑거름 되어
저 세상의 육간대청 툇마루까지 이어져 있네.
우리 나날의 저문 일로 다시 만날 때
기필코 서러운 손으로는 만나지 말고
마음속 꽃그늘로 다시 만나세.
어차피 저 세상의 봄날은 우리들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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