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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선암사/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 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나에게 주는 시 류근 우산을 접어버리듯 잊기로 한다 밤새 내린 비가 마을의 모든 나무들을 깨우고 간 뒤 과수밭 찔레울 언덕을 넘어오는 우편배달부 자전거 바퀴에 부서져 내리던 햇살처럼 비로소 환하게 잊기로 한다 사랑이라 불러 아름다웠던 날들도 있었다 봄날을 어루만지며 피는 작은 꽃나무처럼 그런 날들은 내게도 오래가지 않았다 사랑한 깊이 만큼 사랑의 날들이 오래 머물러주지는 않는 거다 다만 사랑 아닌 것으로 사랑을 견디고자 했던 날들이 아프고 그런 상처들로 모든 추억이 무거워진다 그러므로 이제 잊기로 한다 마지막 술잔을 비우고 일어나는 사람처럼 눈을 뜨고 먼 길을 바라보는 가을 새처럼 한꺼번에 한꺼번에 잊기로 한다 하루종일 심란한데 류근시인의 페북 보고 빵 터졌다. 아저씨 유쾌하시네. 한때 좋아했던 티비 프..
달력을 넘기며 오/광/진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사귄지 얼마나 되었다고 사랑 한 개 그리움으로 남겨 놓고 푸르른 젊음 빛바랜 낙엽이 되도록 사랑을 하였건만 나는 어찌하라고 바람과 함께 내 곁을 떠나려 하는가 사랑 한 닢 그리움 담아 긴 여행 떠나가네 +) 멀리 단풍 놀이 갈 것없이 집앞 은행이 한참 예쁘다. 주차하고 집에오는 길에 바람이 불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노란잎이 좋아서 찍어보니 눈으로 보는 것만 못하다.
구름이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덜 관심을 보이며 높은 하늘로 조금씩 물러나면서 가을은 온다 차고 맑아진 첫새벽을 미리 보내놓고 가을은 온다 코스모스 여린 얼굴 사이에 숨어 있다가 갸웃이 고개를 들면서 가을은 온다 오래 못 만난 이들이 문득 그리워지면서 스님들 독경 소리가 한결 청아해지면서 가을은 온다 흔들리는억새풀 몸짓을 따라 꼭 그만큼씩 흔들리면서 ...... 너도 잘견디고 있는 거지 혼자 그렇게 물으며 가을은 온다
벌판한복판에 꽃나무하나가있소. 근처(近處)에는 꽃나무가하나도없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를 열심(熱心)으로생각하는것처럼열심(熱心)으로꽃을피워가지고섰소. 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에게갈수없소. 나는막달아났소. 한꽃나무를위(爲)하여 그러는것처럼 나는참그런이상스러운흉내를내었소.
산에 와서 문답법을 버리다 나무를 가만히 바라보는 것 구름을 조용히 쳐다보는 것 그렇게 길을 가는 것 이제는 이것 뿐 여기 들면 말은 똥이다 이성선 詩, 문답법을 버리다 * 몇년전 사천 다솔사 진입로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