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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다시 가을 - 도종환

푸른밤파란달 2020. 9. 23. 23:03

구름이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덜 관심을 보이며

높은 하늘로 조금씩 물러나면서

가을은 온다

차고 맑아진 첫새벽을

미리 보내놓고 가을은 온다

 

 

코스모스 여린 얼굴 사이에 숨어 있다가

갸웃이 고개를 들면서

가을은 온다

오래 못 만난 이들이 문득 그리워지면서

스님들 독경 소리가 한결 청아해지면서

가을은 온다

 

흔들리는억새풀 몸짓을 따라

꼭 그만큼씩 흔들리면서

......

너도 잘견디고 있는 거지

혼자 그렇게 물으며

가을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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