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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너를 만나고 싶다 김.재.진.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싶다. 스스로 그어 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거나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 치도 물로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에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
동주야 너는 스물 아홉에 영원이 되고 나는 어느새 일흔 고개에 올라섰구나 너는 분명 나보다 여섯 달 먼저 났지만 나한텐 아직도 새파란 젊은이다 너의 영원한 젊음 앞에서 이렇게 구질구질 늙어가는 게 억울하지 않느냐고 그냥 오기로 억울하긴 뭐가 억울해 할 수야 있다만 네가 나와 같이 늙어가지 않는다는 게 여간만 다행이 아니구나 너마저 늙어간다면 이 땅의 꽃잎들 누굴 쳐다보며 젊음을 불사르겠니 김상진 박래전만이 아니다 너의 '서시'를 뇌까리며 민족의 제단에 몸을 바치는 젊은이들은 후꾸오까 형무소 너를 통째로 집어삼킨 어둠 네 살 속에서 흐느끼며 빠져나간 꿈들 온몸 짓뭉개지던 노래들 화장터의 연기로 사라져버린 줄 알았던 너의 피묻은 가락들 이제 하나 둘 젊은 시인들의 안테나에 잡히고 있다 그 앞에서 '하늘과 바..
왜 몰라 더러운 물에서 연꽃이 피었다고 연꽃만 칭찬하지만 연꽃를 피울 만큼 내가 더럽지 않다는 걸 왜 몰라 내가 연꽃이 사는 집이란걸 왜 몰라 이/장/근
어제 반짝이던 별들이 오/세/영 잊으려 하는 것은 잊지 않으려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더니라. 작년에 지던 감꽃이 올해 또 시나브로 지듯 어제 반짝이던 별들이 오늘 밤 또 반짝이듯 세월은 아주 가지 않는 법, 아침나절 내리던 썰물이 저녁에 또 내리듯 잊으려 하는 것은 잊지 않으려 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더니라.
눈물의 중력 / 신철규 십자가는 높은 곳에 있고 밤은 달을 거대한 숟가락으로 파먹는다 한 사람이 엎드려서 울고 있다 눈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막으려고 흐르는 눈물을 두 손으로 받고 있다 문득 뒤돌아보는 자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갈 때 바닥 모를 슬픔이 눈부셔서 온몸이 허물어질 때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다 눈을 감으면 물에 불은 나무토막 하나가 눈 속을 떠다닌다 신이 그의 등에 걸터앉아 있기라도 하듯 그의 허리는 펴지지 않는다 못 박힐 손과 발을 몸안으로 말아넣고 그는 돌처럼 단단한 눈물방울이 되어간다 밤은, 달이 뿔이 될 때까지 숟가락질을 멈추지 않는다 신철규, 『지구만큼 슬펐다고 한다』, 문학동네, 2017, p.25. munj..
이런 시 역사를하노라고땅을파다가커다란돌을하나끄집어내어놓고보니도무지어디서인가본듯한생각이들게모양이생겼는데목도들이그것을메고 나가더니어디다갖다버리고온모양이길래쫓아나가보니위험하기짝이없는큰길가더라. 그날밤에한소나기하였으니필시그돌이깨끗이씻겼을터인데그이튿날가보니까변괴로다간데온데없더라.어떤돌이와서그돌을없어갔을까나는참이런처량한생각에서아래와같은작문을지었도다. 「내가그다지사랑하던그대여내한평생에차마그대를잊을수없소이다.내차례에못올사랑인줄은알면서도나혼자는꾸준히생각하리다. 자그러면내내어여쁘소서」 어떤돌이내얼굴을물끄러미치어다보는것만같아서이런시는그만찢어버리고싶더라 김해, 클레이아크 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