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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1 별들은 연기를 뿜고 달은 폭음을 내며 날아요 그야 내가 미쳤죠 아주 우주적인 공포예요 2 어둠이 촛불에 몸 씻듯이 깊은 밤 속에 잠겨 있으면 귀밝아오노니 지하수 같은 울음 소리…… - 정현종, 「심야 통화 3」
비 가는 소리 / 유안진 비 가는 소리에 잠 깼다 온 줄도 몰랐는데 썰물 소리처럼 다가오다 멀어지는 불협화의 음정(音程) 밤비에도 못다 씻긴 희뿌연 어둠으로, 아쉬움과 섭섭함이 뒤축 끌며 따라가는 소리, 괜히 뒤돌아보는 실루엣, 수묵으로 번지는 뒷모습의 가고 있는 밤비 소리, 이 밤이 새기 전에 돌아가야만 하는 모양이다 가는 소리 들리니 왔던 게 틀림없지 밤비뿐이랴 젊음도 사랑도 기회도 오는 줄은 몰랐다가 갈 때 겨우 알아차리는 어느새 가는 소리가 더 듣긴다 왔던 것은 가고야 말지 시절도 밤비도 사람도.... 죄다
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러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오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는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수 없을 때 그 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 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터키의 혁명 시인 나짐 히크메트가 감옥에서 쓴 시이다.
바다에 누워 박/해/수 내 하나의 목숨으로 태어나 바다에 누워 해 저문 노을을 바라본다 설익은 햇살이 따라오고 젖빛 젖은 파도는 눈물인들 씻기워 간다 일만(一萬)의 눈초리가 가라앉고 포물(抛物)의 흘러 움직이는 속에 뭇 별도 제각기 누워 잠잔다 마음은 시퍼렇게 흘러 간다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가 될까 물살이 퍼져감은 만상(萬象)을 안고 가듯 아물거린다. 마음도 바다에 누워 달을 보고 달을 안고 목숨의 맥(脈)이 실려간다 나는 무심(無心)한 바다에 누웠다 어쩌면 꽃처럼 흘러 가고 바람처럼 사라진다 외로이 바다에 누워 이승의 끝이랴 싶다. 2014 사천바다 높은음자리- 바다에 누워 youtu.be/Czn2JOH6_T8
생명의 서(書) 유.치.환.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 (懷疑)를 구(救)하지 못하고 내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 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 거기는 한 번 뜬 백일 (白日)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虛寂)에 오직 알라의 신(神) 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熱沙)의 끝 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砂丘)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갈 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 정지원 단 한 번일지라도 목숨과 바꿀 사랑을 배운 사람은 노래가 내밀던 손수건 한 장의 온기를 잊지 못하리 지독한 외로움에 쩔쩔매도 거기에서 비켜서지 않으며 어느 결에 반짝이는 꽃눈을 닫고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다는 것을 강물 같은 노래를 품고 사는 사람은 알게 되리 내내 어두웠던 산들이 저녁이 되면 왜 강으로 스미어 꿈을 꾸다 밤이 길수록 말없이 서로를 쓰다듬으며 부둥켜않은 채 느긋하게 정들어 가는지를 누가 뭐래도 믿고 기다려주며 마지막까지 남아 다순 화음으로 어울리는 사람은 찾으리 무수한 가락이 흐르며 만든 노래가 우리를 지켜준다는 뜻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