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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20200703 수로왕릉 능소화 본문
능엄사 능소화가 너무 별로라서 내친 김에 수로왕릉으로 갔다. 동선이 굉장히 낭비적이지만, 한동안 비가 예보 되어 있어 귀차니즘을 이겨냈다. 그러나 주차할 곳이 없었다. 수로왕릉 주변을 10바퀴도 넘게 빙빙 돌았던것 같다. 남들처럼 그냥 돌담길 옆에 불법 주차할까 했지만, 단속여부를 떠나서 온통 "주차금지" 표지판이 있는데, 그 아래에 주차할만큼 간이 크질 못해서, 빙글빙글 돌다가 수릉원 주차장중에서 가장 구석에 있는 자리에 주차를 했다. 하...
주차장에서 수로왕릉 정문까지는 꽤 먼 거리인데, 중간에 오래된 옛날 동네 골목이 알록달록 하길래 그쪽으로 가봤다. 골목이 너무 좁고 집이 다닥다닥해서, 대신동 큰집이나 작년에 갔었던 순천의 매곡동 같은 느낌이 났다. 오랜만에 만난 담장위의 병조각. 제법 위협적이다. 벽화는 사진으로 찍을 만큼은 아니었다.
골목을 지나가는 것이 묘한 느낌을 주었다. 다행히 작년의 매곡동처럼 끝이 막힌 골목길이 아니어서 아무 골목으로 들어가도 길은 이어져있었다.
비는 그쳤고,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프레임 안에 있던 흰옷 입은 사람이 기둥뒤에 숨겨지도록 찍는다고 찍었는데, 컴퓨터로 보니 조금 보인다. ^^
다리만 좀 괜찮으면 크게 한 바퀴 산책하는것도 좋을 텐데...
저 담 오른쪽 건물이 안팎으로 능소화가 만발한데, 외부인 출입금지인 곳이다. 그날 행사했는지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길래, 잠깐 들어가서 후딱 찍고 오고 싶은 마음을 이기느라 힘들었다. 시키대로 참 잘 한다고.
건물 뒷편이 능소화 덩쿨로 뒤덮여 있었는데, 접근이 불가했다. (억지로 갈려면 갈수도 있겠지만, 길이 아닌곳이다.)
아마, 망원렌즈로 멀리서 찍으면 좀 더 예쁜 모습이지 않을까... 뭐 그런 상상을 했다. 지름신이 어깨에 붙어서 그런다.
한차례 절정 지나 숱이 적어진 능소화. 그러나, 여름은 길다. 비오고 난 뒤에 해가 비추면 다시 흐드러지게 피겠지.
매년 똑같은 구도로 똑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는것이 의미가 있나 싶지만... 찍을때는 또 열심히 찍는다. 뭔가 새로운 구도를 연구해봐야겠다.
왜 이렇게 바닥에 후두둑 떨어진 꽃잎이 좋을까. 인증샷찍는 자리라서 사람들 발에 밟힌 꽃잎들이 한가득이다.
담장이랑 같이 있으면 10배쯤 더 예뻐보인다.
지나가던 진사님의 대포렌즈가 매우 부러웠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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