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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심심한 다대포 일몰(2020.09.10)

푸른밤파란달 2020. 9. 17. 17:44

  
 

다대포 바닷가를 향해 달리는 중, 창밖의 낙동강으로 해가 떨어진다. 언제 낙강강 물이 이렇게 많을 때를 보았는가... 연이은 태풍이 몰고 온 비 탓에 강물은 강을 가득 채웠다.

강물에 반짝이는 윤슬이 좋아, 신호에 걸릴때 마다 조수석 창을 내리고 사진을 찍었는데, 폰이 너무 오래된거라 그런건지... 아날로그와 디지틀의 차이인건지... 그 반짝임은 그냥 뭉개진 노란색으로 밖에 표현이 안된다.

주차장에 차를 넣고 보니, 하늘에 비행기 하나, 급하게 사진을 다섯장쯤 찍었나... 그나마 안 흔들리게 찍힌 사진. 하늘에 구름이 많다. 집에선 가벼운 새털 구름 정도로 노을이 예쁘겠다 생각했는데...

주차장에서 바닷가로 가는 길의 하늘, 실제보다 더 색깔이 강조되어 보인다. 파란색은 더 파랗게, 노란색은 더 노랗게...실제의 하늘은 조금 맹숭맹숭한 느낌.

구름이 많아서 오늘도 멋진 노을을 보기는 틀린것 같다.-_-; 다대포 일몰은 남의 사진에서나 멋진것인가...

구름이 멋지게 깔리긴 했지만, 너를 보러 온것이 아니라서...-_- 미워하는 마음이 생긴다.

 

언젠가 왔을때, 하얗게 날리던 삘기가 지천이던 풀밭은 덜 자란 갈대가 흔들리고, 웨딩촬영하는 팀, 친구들과 놀러온 팀들이 서로를 부를 소리로 가득했다. 누가 심은 것은 아닐테고, 어린 소나무 한그루가 이정표처럼 서있다. 그리고 주변엔 저 나무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한가득. 나도 뭔가 멋지게 구도를 잡아볼까 했으나, 이리저리 움직여봐도 사람들을 다 피하면서 내가 원하는 모양은 불가능...

 

 

 

해는 지는지도 모르고 오른쪽 사진밖의 구름속으로 사라지고,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들을 피해 이리저리 걷는데, 갑자기 하늘이 붉어졌다. 먼 구름 사이 어디선가, 빛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다들 감탄의 소리를 쏟아내며 해변으로 뛰어갔다.

사진 아래쪽의 짙은 검은 색부분은 파도에 밀려온 갈대들과 쓰레기들 더미. 저걸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는데, 저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넘어간건지...솔방울과 굴껍질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소줏병과 선글라스 케이스가 같이 나뒹굴고 수없이 많이 굴껍질과 조개껍질들이 모래속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붉은빛도 희미해지고, 바다에선 물이 들어오는 소리가 요란해진다. 잔잔하고 얕기로 유명한 다대포에서도 서핑보드가 보인다. -_-; 철수하는 그들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어둠이 깔리기전, 빛은 한참 모자라는 어스름의 시간. 모든것이 애매해진다. 그래도 카메라로 보면 제법 밝게 찍힌다. 

아래에 깔린 갈대더미들과 쓰레기들. 해변엔 저런 갈대들을 모아놓은 쓰레기 산이 군데군데 있었는데 물이 들어올때마다 새로 쓰레기가 쌓이는 모양이다. 멀리, 보이는 저것의 용도는 모르겠는데, 완전히 어두워 지니 요란한 공사소음을 냈다. 디스토피아적 SF 영화에나 나올법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학 다닐때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갑갑한 날  차 있는 사람을 꼬드겨서 드라이브 오곤 하던 해변인데, 지금은 큰마음 먹어야 올수 있다. (해질무렵 김해에서 부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차가 엄청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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