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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2019년 매화여행(2019.03.07~08) 본문
2019매화여행
봄이 와서 매화가 피었는데도 그 향도 맡지 못하고 지나쳐 버린다면 임종의 순간에 서글픔이 많이 남을 것이다.
조용헌칼럼 中
1. 광양 청매실농원.
마지막으로 갔던때가 한 10년전인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것 같다. 가는 길에 차를 세우고 싶을만큼 매화나무들을 만났다. 나올때 차세울곳을 보면서 올라갔더니, 거긴 매화가 지천이다. 하얗게 눈이 내린듯 산 골짜기마다 매화가 풍년이다. 다음날부터 축제라니 날도 딱 좋고, 꽃도 적당히 피어서 좋았다.
다만 농원안에 천막을 치고 음악을 틀어놓는 노점들이 너무 많았다는것. 특유의 쨍한 노랑, 빨강의 천막이며 집기며 시끄러운 음악이 무척 거슬렸지만, 누군가는 좋아할수도 있고 입장료도 없으니 참을만하다. 꽃이라고 좋다고 마구 찍었더니 사진 고르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내눈에 좋아보이는 몇 장씨들...
2. 순천 매곡동 탐매마을
올해 처음 알게 된 곳. 겨울이 한창이던 1월말에 홍매화 개화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홍매라 해도 약간 분홍빛이 돌던 내가 아는 홍매가 아니었다. 그 쨍한 붉은빛이 마치 백일홍같다.
탐매마을은 구도심의 주택가동네다. 사람 둘이 서면 꽉 차는 좁은 골목길로 집들이 붙어 있다. 그리고 골목은 다른 골목으로 이어지지 않고 골목 끝집으로 끝이 난다. 작게 동네 한바퀴 둘러볼려다가 길이 이어지지 않아 한참을 걸어 다녔다. 가끔 저 골목에 사는 사람들은 이사는 어떻게 하나 쓸데없는 걱정도 하고. 내가 가기 3일전인가 탐매축제를 했는데, 이미 꽃은 전성기를 한참 지나서 끝물 중에 끝물이었다.
동네 입구에 동네유래와 홍매관람 포인트가 안내된 표지판이 있는데 차로 가서 못 보고 뒤늦게 발견했을때는 완전히 지친 상태여서 제대로 못 보고 온 느낌도 든다. 내년에는 2월말에 가보리라...
3. 와온해변 일몰
몇년전 처음 와온해변에 간적이 있다. 12월인데도 붉고 멋진 석양을 만났기에 이번에도 기대가 컸다. 순천만을 중심으로 와온해변쪽은 여수에 가까워서 이동거리나 시간상으로 코스에 넣는것은 갱장히! 비경제적이지만, 시간이 애매하다. 예전의 고즈넉한 풍경이라면 순천만 갈대밭을 걸어보는것도 좋겠지만 요즘은 국가정원이랑 세트로 입장료를 받고 있기도 하고, 송광사를 가기엔 일몰시간을 놓칠것 같고, 결정적으로 잠이 모자라서 쉬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내가 생각한 베스트는 와온해변쪽에 모텔을 잡고 두시간정도 낮잠을 자고 석양을 감상하는 것이었는데! 와온은 그냥 시골 어촌 바닷가다. 그나마 석양때문에 커피숍 몇개와 펜션 두어개. 모텔은 없었다. 펜션은 대학생들 엠티가는 곳 마냥 족구장도 있고 뭐 그런 분위기.
일찍 도착해서 양식장준비하시는 분들 보며 방파제 끝까지 걸어가 보았는데, 바람이 바람이...아주 그냥 끝내주신다.
차로 돌아와서 보니 오후 3시도 안된 시간. 커피숍에서 3시간 있는건 너무 눈치 보일것 같고. 다행히 와온 공원이라고 주차장도 있고 화장실도 있는 작은 공원 발견! 거기 주차장에 주차하고 좀 졸다가 햇빛이 뜨거워서 그늘로 옮기는 쇼를 하며 3시간을 보냈다. 중간중간 공원 주변을 산책겸 탐색겸 돌아다니다 차에 와서 널부러져 있거나...
그렇게 기다린 일몰인데, 좀 심심했다. 해도 바다를 비껴 옆의 산으로 떨어지고 솔섬의 위치도 애매했다. 다음번엔 전에 간 카페에 가는 걸로...
4. 화포해변의 일출
와온해변에서 일몰을 보고, 화포로 가느냐 마느냐 잠깐 고민했지만 안 해보면 다음 여행에서도 계속 찜찜하게 신경쓰일것 같아서 널널할때 보러가자 했다. 문제는 숙소인데,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와온이 이 정도면 화포는 보나마나 인것 같아 순천 시내에 숙소를 잡기로 함. 그러나 망함.ㅋㅋ원래 가려던 숙소까지 2킬로 남았는데, 귀찮아서 대충 갔더니 Aㅏ... 이하는 생략.
여튼 이른 아침 어둑둑할때 나와서 내비에 화포 해변으로 찍고 달렸다. 제법 멀다. 목적지 근처로 가니 주변이 밝아오기 시작해서 일출도 망 한건가 싶었는데 다행히 해가 뜨기전에 도착. 그냥 쓸쓸한 바닷가 어촌 마을이다. 문을 닫은것이 아닌가 싶은 폐허같은 횟집옆 공터에 자리를 잡고 제일 붉은 방향을 보고 섰다. 최근 '트래블러'라는 예능에서 류준열이 사용한 타임랩스 어플을 써보고 싶었는데 삼각대가 없어서 그건 못 하고. 카메라와 휴대폰으로 번갈아가며 찍어봄.
좀 떨어진 곳에 진사님 한 분이 삼각대를 펼치시길래, 동지 의식을 잠깐 느꼈지만, 진사님의 대포렌즈를 보고 급좌절했다. 썰물이라 바닷물이 저 멀리 밀려나 있었는데, 점점이 물새들이 웅크리고 잠들어 있었다. 그러나 폰이나 내 카메라로는 그냥 검은점으로 찍힐 뿐.
5. 금둔사
납월매라고 하는, 전국에서 매화가 제일 먼저 핀다는 곳. 1월의 눈속에 피는 진정한 설중매를 만날수 있는 곳이라는데, 시기적으로 애매하긴했다. 일출을 보고 한참을 달려간 골짜기속 절은 산그늘에 묻혀 새벽인듯 조용했다.
절이 있는 지대가 높은 편이라 기온은 뚝뚝 떨어지고 썰렁한 공기속에 조용한 산사는 느낌이 묘했다. 절입구의 화장실은 근래에 본적없는 무성의한 재래식이었다. 입장료도 없는 절에 너무 많은것을 바라나... 금둔사는 삼층석탑이 꽤 인상 적이었다. 야트막한 언덕배기에서 절을 내려다보는 위치에 있는데, 돌계단을 올라 마주한 첫 느낌은, 어라 신라탑인데? 당연히 백제탑을 만날거라 생각했는데...그리고 답사여행이 아니라 꽃놀이다 보니 공부를 하나도 안하고 간것도 있고. 신라탑 모양인게 신기하고 그랬다. 안내판을 읽어보니 통일신라탑이란다. 몸돌에 새겨진 조각들의 입체감이 여전히 선명해서 좋았다.
절은 산속의 좁은 땅에 자리하고 있어 다랑이논처럼 여러층을 이루고 있는듯 보였고, 돌담들이 예뻤다. 돌담길 사이를 지나다니는 방문객이 요사채를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시선을 가린 낮은 가림막돌담은 조선시대 양반댁을 연상 시켰다. 예전같으면 요즘 지은 건물이나, 불상에 시선은 커녕 혐오하는 마음이었을텐데 이젠 그런것 없이 구석구석 잘도 살피며 돌아보았다.
납월매라는 명찰을 달고 있는 홍매화들은 여섯 그루 정도 되는데 거의 지고 다른 홍매도 시들어 가는데, 백매와 청매는 이제 꽃망울이 맺히고 있었다. 사진을 올리려고 보니, 막상 생각해둔 사진들은 빠져있어서 아쉽다.
6. 선암사
지금껏, 여러개의 일기를 하나로 합치고 있었는데, 선암사의 일기가 없어 급당황...-_-; 금둔사에서 다시 선암사 주차장에 도착하고 보니 일출 본다고 새벽에 서두른 탓에 피로가 몰려와 차안에서 한시간 정도 졸며, 쉬며 시간을 보냈다. 선암사를 돌아나와도 시간이 좀 남아서 송광사에 들를까 했지만, 이때 마음은 이미 집으로 가서 얼른 씻고 자고 싶어서 사진에 더 성의가 없는 건지도...(이렇게 밑밥을 깔아본다. -_-;;) 그냥 양으로 승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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