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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왕릉 능소화(2021.06.20) 본문

일상다반사

수로왕릉 능소화(2021.06.20)

푸른밤파란달 2021. 6. 21. 01:57

금요일, 주차할 곳이 없어 결국은 건물 주차장에 차를 넣었다. 월요일 일찍부터 차가 들어오니 일요일엔 차를 빼야 한다. 금요일에 간만에 조금 걸었다고 토요일은 하루종일 잠을 자버렸다. 노을이 역대급이라며 전국의 사진이 올라왔었는데, 그때 차를 빼서 노을을 보러 갔어야 했다며... 오전 내내 자책을 하며 차를 뺐다. 일요일인데 어딜 가기도 애매하고, 혹시 수로왕릉에 능소화가 피었나 가봤다. 

 

집에서 볼 때는 흰 구름도 좀 떠 있고, 하늘이 예뻤는데 꾸물꾸물 하다보니, 한낮의 뜨거운 햇빛만이 가득했다. 왕릉 입구엔 새로 안내도가 근사하게 생겼다. 이렇게 전체적인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면 드론을 배워보고 싶기도 하지만 가끔 출사지에서 드론 세팅하시는 분을 보면 귀찮아서 저 짓을 어떻게 하나 나는 안 될 거야 하게 된다. 

바깥 담장에서 안쪽으로 손을 넣어 찍었는데, 아직 꽃이 덜 피어서 그런지 왜 이리 옹색해 보이지.  기와 담장이 볕에 달구어져 있어 뜨거웠다.

능소화는 기와담장이랑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좋은 것은 마지막까지 남겨두는 타입이었던가. 저쪽 편이 스팟인데, 몇 송이 꽃을 붙들고 계속 사진을 찍었다.

아직은 너무 이르다. 꽃도 꽃이지만 줄기가 길게 늘어져서 산발한 귀신머리 같이 되어야 하는데... 

그래도 출사 나온 진사님들도 두어 분 계시고...꽃도 봤으니 기분은 좋다.

막 피어난 새 꽃. 이제부터 여름내내 피고지고 할터이지만, 처음 피었을때가 제일 예쁜것 같다. 

며칠 좀 더 기다려야겠다. 금요일 쯤이나 한 번 아침 일찍 와야겠다.

매번 비슷비슷한 구도로 찍는데도 느낌이 다르다. 이렇게 저렇게 해봐도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아마도 꽃이 덜 핀 이유라고 핑계를 대본다.

 

하늘을 배경으로 한 송이 좀 예쁘게 찍고 싶었는데, 그런 꽃이 없었다.(라고 주장해본다.)

괜찮다. 여름은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 여러번 다시 올테니까!(라고 자기 위안을...-_-;;)

날이 더워서 뒷숲 산책은 생략하고 연못 쪽으로 갔다. 연못은 한쪽에는 연꽃이, 반대쪽은 수련이 있다. 연꽃은 아직 감감 무소식이어서 수련쪽으로 갔다.

이럴때 필요한것이 줌렌즈인데...-_-; 

전체적인 연못 모습. 오른쪽의 하얀 포말은 물레방아에서 떨어지는 물이다.

꽃만 보느라고 몰랐는데, 내 발자국 소리를 들었는지, 가방속에 있는 마늘빵 냄새를 맡은건지 물고기들이 내 쪽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긴 수염을 단 메기 한마리가 입을 뻐끔거리며 멀리서 일직선으로 헤엄쳐오는 모습을 봤다. 헐...-_-;

혹시 고양이를 만날까 하고 고양이 간식을 챙겨왔는데 던져 줄까 하다가 말았다. 물이 오염되기도 하겠거니와, 쟤들끼리 전쟁이라도 날것 같았다. 물고기 크기가 팔뚝보다 더 크고, 등 비늘은 엄지손톱만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꽃은 여전히 조용하고, 고고하고, 예쁘다. 줌을 좀 땡겼다고 사진이 이럴 일인가? 

적당히 다듬어진 돌로 된 낮은 벤치들이 있다. 거기 앉아서 물도 마시고, 땀도 닦고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분수가 가동되었다. 저 왼쪽의 물을 뿜는 분수는 그냥 구멍 뚤린 공같았는데, 갑자기 엄청나게 물이 뿜어져 나왔다.

작년 가을부터 가방에 넣어 다니다가 막상 사진 찍을때는 까먹었던 레고를 찾아서 찍어봄. 부품(?!)을 하나씩 따로 주문해서 조립한것이다. 저 카메라에 대포렌즈(라고 해봐야 그냥 긴 원통 모양)부품도 샀는데, 무게 중심이 너무 앞으로 쏠려서 서 있지를 못하는거다. 

사실 지금도 앞쪽으로 쏠려서 세워 놓는데도 신경을 무척 쏟아야 한다. 가방에서 꺼낼때 모자가 빠졌길래 대충 끼워넣었더니 비스듬히 쓴 모양이 되고 말았다.

 

다시 능소화 쪽으로 가서 꽃이랑 찍어볼려고 노력해봄. 노력만...

구름 한 점없이 파랗던 하늘에 또 조금씩 구름이 생기기 시작했다. 

기와 지붕의 있는듯, 없는듯한 곡선이 참 좋다.

사진이 적으니 편집하고 글 쓰기가 훨씬 편하긴 하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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