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풍경일기
- 어른아에 덜 자란 아이
- 할머니의 야학
- 꽃이 지나면 잎이 보이듯이
- 웃음의 종류
- 그리움의 간격
- 목표는 별!
- 조한울
- 유일한 여자동기였던 너
- 엽서_엽서
- 엔지니어66
- 셍언니
- 문영훈
- 에이브러햄 매슬로
- 리차드 그린버그
- 나는 혼자다
- _-;;;
- 박범신
- 최종훈 교수의 인생교훈
- 요요나 그래도 행복에 기대고 싶다
- 맹씨행단
- 하루키
- 동전들
- 성우와 병윤이
- 정가영
- 울기 좋은 방
- 홍성우 배준기
- 관계 규정
- 햇살님
- 조진국_너의_눈물까지_감싸안는_사람이고_싶다
- Today
- Total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새해 첫, 드라이브 본문
가벼운 명절 선물을 주고 받는 이들이 있어서 집을 나섰다. 잠깐 들러서 문고리에 걸어두고 오려고 했는데 집에 아무도 없고 퇴근은 7시가 넘어야 한다니 난감했다. 오전에 나섰으면 좋았을것을...-_- 일단 차를 뺐으니 어디든 가야 할것 같아서 수릉원을 갈까, 봉황대 공원을 갈까 하다가 박물관에 갔다. 박물관이 당첨된 이유는 주차장때문. 날씨가 아직은 쌀쌀하여 공원에 자리펴기는 어려울것 같았다.
차안에서 렌지랑 카톡하느라 내리지도 않고 있다가, 잠깐 내려서 몇 발짝 걸어보니 성질 급한 매화 한 두송이가 삐죽 피어있었다.
딱 요만큼 피어 있었다. 폰에선 선명해보였는데 컴퓨터로 옮겨서 보니 초점이 다 엉뚱한데 맞아서 예쁘지 않아보이지만, 매화!다. 크고 아름답게 찍어달라는 렌지의 부탁대로 줌을 땡겨봤으나 비루하긴 마찬가지.
화장실에 잠깐 들렀다가 대항전망대로 출발. 꽤 오랜만이다 . 다대포해수욕장이 더 땡겼으나 퇴근시간이 다가옴에 따라 부산으로 들어가는 차들이 많아서 시간을 넘겨 도착할 듯 했다.
늦겨울 평일이라 그런지 텅빈 전망대. 들어온 길을 돌아보니, 비스듬히 부드러워진 오후 햇살이 굽이굽이 따뜻하게 내려앉아있었다. 하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싸늘했다. 금방 손이 시려왔다.
손바닥만한 대항전망대는 가덕도 신공항을 반대하는 현수막과 낙서에 점령당해 있었다. 생계가 달린 투쟁들이 우아할수만은 없을지 몰라도, 애써 만들어놓은 것들을 망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 현수막과, 이런 입장문 정도면 좋았을텐데...
유일하게 현수막이 없던 울타리쪽. 오늘은 방파제까지 내려 갈 생각이었는데 그냥 여기서 일몰을 맞기로 했다. 한낮의 태양보다 오후의 해가 더 힘이 약할 텐데 왜 오후의 사물들이 더 반짝일까...
폰카란...쯧쯧...-_-;; 찍사가 문제 인가. 이게 뭐란 말인가. 수면을 따라 길게 해에게서 나에게로 금빛 주단(綢緞)이 깔렸다. 그 고급지고 부드러운 반짝임이 사진에선 하나도 안 느껴진다. 커다란 컨테이너 선이 천천히 움직이는 풍경이 참 좋았다. 그런데 바람이 차다.
금빛이 나에게로 온다. 줌을 땡겼더니, 화질이 엉망이다. 바다가 사막같아 보인다는 렌지의 평.
어떻게든 금빛 윤슬을 담아보고 싶었는데... 휴대폰아 힘을 내...ㅜ.ㅜ
옆으로 시선을 돌리면, 금세 금빛은 사라지고, 차분해진다. 오늘 미세먼지가 많았던가, 폰 카메라에 지문이 많이 묻었던가... 어디선가 본 폰 카메라로 사진 잘 찍는 법중에 첫번째는 렌즈를 깨끗하게 닦는다 였다.
대항항쪽. 왼쪽을 한바퀴 돌아 사진의 가운데 늘어진 S자 모양의 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 간다. 사진엔 잘 보이지 않지만 마지막 빛이 방파제를 비추고 있었다. 그게 참 좋았는데... 사진은 요따위.
줌을 잔뜩 당겨서 다 뭉개졌지만, 컨테이너들이 빛을 받은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대비 되어 멋져 보여서 찍었다.
줌을 안 당기면 이런 느낌. 타임랩스를 찍어야 겠다 싶어서 차에 가서 삼각대를 가져 왔다. 잠깐, 장갑도 꺼낼까 망설이는 사이에 해가 넘어가고 있었다.
넘어가기 시작하니 급격히 속도를 내는 것 같다.
해
가
완
전
히
섬
너
머
로
넘
어
가
버
렸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