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그리움의 간격
- 하루키
- 박범신
- _-;;;
- 에이브러햄 매슬로
- 꽃이 지나면 잎이 보이듯이
- 성우와 병윤이
- 엔지니어66
- 목표는 별!
- 최종훈 교수의 인생교훈
- 울기 좋은 방
- 문영훈
- 리차드 그린버그
- 나는 혼자다
- 엽서_엽서
- 조진국_너의_눈물까지_감싸안는_사람이고_싶다
- 동전들
- 유일한 여자동기였던 너
- 셍언니
- 어른아에 덜 자란 아이
- 관계 규정
- 웃음의 종류
- 요요나 그래도 행복에 기대고 싶다
- 조한울
- 정가영
- 맹씨행단
- 홍성우 배준기
- 할머니의 야학
- 햇살님
- 풍경일기
- Today
- Total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물타기(?!) 본문
여름에 나의 최애 반찬은 오이고추와 파프리카를 썰어서 쌈장에 찍어먹는 것이다. 땀 흘릴 필요없고, 한번 썰어서 통에 가득 담아놓고 식사때마다 덜어서 먹는다. 쌈장은 어머니표가 제일 좋긴 하지만, 마트에서 파는 것도 나쁘지 않다. 여름이면 입맛이 없어도 쌈장 두어통은 먹는것 같다.
대체로 공산품 장들은 브랜드 상관없이 통이 다 비슷비슷한것 같다. 쌈장은 초록색, 된장은 갈색, 고추장은 빨간색. 파는 쌈장도 잘 먹었는데 요 몇년 사이에 입맛이 변한 것인지 파는 쌈장이 짜서 먹기가 힘들었다. 채소를 쌈장에 찍는 것이 아니라, 젓가락 끝에 조금 묻혀서 채소를 같이 먹게 되었다. 그러니 쌈장이 줄지를 않는다.
그리고 작년 여름은 유래없이 거의 밥을 안 먹고 지냈고(여름 두달 가스 요금이 각각 구백 얼마 나왔다.-_-;;) 얼마전에 마트에서 산 순대를 데워 먹을려고 쌈장을 꺼내보니... 색깔이 꺼멓게 변해있고, 짜기는 또 어찌나 짠지... 그래서 수술(!)에 들어가기로 했다.
이른바 물타기. 언제 산지도 모를 병아리 콩을 불렸다. 바짝 마른것이 불려지기나 할까 싶었는데 하룻밤 지나니 통통해졌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이 불어나서 냄비와 압력솥에 삶았다. 벽장을 뒤져 안 뜯은 쌈장도 한 통 찾았다. 병아리콩 반을 덜어서 갈았다. (나머지 반은 된장에 쓸 예정)
넓은 뚝배기에 갈아놓은 병아리콩을 쏟아놓고 보니 어쩐지 불길한 기운이 스물스물... 그래도 '작은' 쌈장 두 통인데 넘기야 하겠냐고... 쌈장을 모조리 섞고, 다진 마늘을 잔뜩 넣어서 볶듯이 끓였다. 뭔가 아슬아슬하다. 색깔이 드라마틱하게 밝아지진 않고 조금 칙칙한 갈색이 되었다. 안되겠다! 병아리콩을 더 갈아야 겠다. 싱크대위를 굴러다니던 양파도 함께 갈았다. 뚝배기는 포기하고 스텐 웍을 꺼냈다.
마늘도 더 넣고, 통깨도 다 털어넣고, 오늘 비싸게 주고 사온 대파도 두 대 굵게 다져 넣었다. 참기름도 넣고 싶지만, 반병쯤 넣지 않으면 존재감이 없을것 같아서 참았다. 스텐 웍도 넘칠것 같다. 찍어먹어보니 짜다. 몇 년전에 집에서 가져온 된장이 너무 짜서 시판 된장을 섞었더니 짜고 맛없는 된장이 잔뜩 만들어진 적이 있다.(아직 냉장고 귀퉁이에 잠들어 있다.) 똑같은 경험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제법 끓이니 농도도 적당하고 짠기도 많이 가셨다. 하지만, 칙칙한 색깔과 이제는 엄청난 양이 되버린 쌈장을 보니 잘한 짓인가 싶다. -_-; 적당한 통을 찾아와서 씻어놨는데 한 3통쯤 나올것 같다. 원래 쌈장양의 다섯배는 될듯. 명절에 본가에 한통 들고 가서 고통분담 좀 하자고 하면, 어머니가 뭐라고 하실까...
작년에 산 된장 두 통도 꺼내놨는데 그건 멸치와 말린 표고도 좀 갈아넣고 찌개용 된장으로 만들 예정이다. 언제나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 해볼때는 뭔가 근사한 계획인 것 같은데, 막상 해보면 산으로 가는 일이 너무 많다. 쌈장이 식으면 통에 덜어놓고 그 스텐웍에 된장 물타기, 아니 콩물 타기를 하려고 기다리며 기록으로 남긴다.
부디, 성공하길...!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첫, 드라이브 (4) | 2021.02.09 |
---|---|
파이어! (2) | 2021.02.08 |
반찬배달 (2) | 2021.01.18 |
2021년 1월 8일 (1) | 2021.01.08 |
손말이 김밥 (5) | 2021.01.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