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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아버지 본문
이번 주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박준 시인과 그의 아버지가 나왔다. 박준 시인의 "당신의 연음" 이라는 시를 좋아해서, 무척 반가웠다. 하지만, 일단 시인이 너무 젊어서 어려서 실망을 했다. 내가 뭔가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리고 보통은 나보다 더 '오래 산' 사람들에게서 배운다. 뭔가 논리에 비약이 꽤 큰 것 같지만, 그런 의미에서 나보다 어린 사람보다는 나이 든 사람들이 좋다.
"저 사람 참 멋지네", "존경할 만하네" 싶은 사람들이 점점 나보다 나이가 어려지고 있는 것은 슬픈 일이다.
시인의 아버지는 그냥 흔하게 주변에서 보던 아버지와 비슷했다. 다만, 조금 더 감수성이 예민했을뿐, 자신만의 맥락으로 이야기 하고, 자신만의 세계가 강한 분이셨다. 가끔, 우리 아버지를 볼때 내가 느끼는 점이다. 당신의 논리와 세계에선 전혀 이상할 리가 없는 선택이시겠지만 남들이 보기엔(특히 어머니가 보시기엔) 말도 안되는 일을 벌이신다. 그리고 당신과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가족)들에게 화를 내신다. 당신이 틀렸다는 것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으신다. 굳이 지적해서 더 큰 소란을 일으키긴 싫으니 그냥 말을 안하게 된다.
나같으면 아버지가 엉뚱한 소리를 하실 때마다 옆구리를 찌르거나, "아버지이이이이~!!" 할 법한 상황에서도 시인은 참 차분하게 아버지 말씀에 해석을 해주거나 설명을 덧붙이는데, 그 눈빛이 참 좋았다. 저 영상은 하일라이트라서 프로그램 내용이 전부 다 있는지 모르겠다.
아버지 나름의 최선을 다해서 자식을 키우고 가르치셨겠지만 그것을 온전히 이해하고 존경하기엔 나는 좀 많이 모자란 인간인데, 그걸 시인은 아주 자연스럽게 해내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의 못난 부분(내 기준에서)도 감싸면서 사랑하는 것은 대단하다. 시인의 시를 좋아했지만, 이제는 시인도 좋아질 것같다.
올해 목표중에 유일하게 지키고 있는 것이, 새로 책을 사지 않겠다는 것인데, 갑자기 시집 정도는 사도 되지 않을까 하는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주문할 뻔 했다. 하지만, 일단 목록에만 추가하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