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할머니의 야학
- 셍언니
- 리차드 그린버그
- 풍경일기
- 울기 좋은 방
- 웃음의 종류
- 홍성우 배준기
- _-;;;
- 목표는 별!
- 성우와 병윤이
- 에이브러햄 매슬로
- 박범신
- 요요나 그래도 행복에 기대고 싶다
- 꽃이 지나면 잎이 보이듯이
- 햇살님
- 나는 혼자다
- 조한울
- 동전들
- 엔지니어66
- 유일한 여자동기였던 너
- 그리움의 간격
- 엽서_엽서
- 정가영
- 어른아에 덜 자란 아이
- 문영훈
- 맹씨행단
- 관계 규정
- 최종훈 교수의 인생교훈
- 하루키
- 조진국_너의_눈물까지_감싸안는_사람이고_싶다
- Today
- Total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우중소풍 위양지(2021.05.04) 본문
네이버의 블로그 챌린지 덕분에, 만난 지 오래된 분과 급 소풍을 가기로 했다. 어디 갈지 정해보라는데, 예전만큼 싸돌아다니지도 않고, 체력도 안되고 다리도 아프고... 뭔가 걱정스러웠다. 한참 같이 다닐 때는 시간이 아까워서 여기저기 하루에 여러 곳 다니고 하는 것이 당연했는데, 이젠 그럴 에너지도 없고, 마침 시기가 시기 인지라 갈 곳도 마땅치 않았다.
답사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오히려 지금이 상춘객, 단풍객도 없고 날도 무덥지 않아서 딱 좋은 시기인데, 얼마나 답사랑 상관없이 살았으면 이 시기엔 좋은 곳이 생각이 안 날까... 돌이켜 보면 이런 생각이 든다. 한때 온 에너지와 시간을 바쳐서 열중했던 것도 이렇게 시들해질 수가 있다니.
밤낮이 완벽히 뒤바뀐 탓에 밤부터 세월아 네월아 도시락을 싸고, 아침에 집을 나섰다. 하늘은 잔뜩 찌푸린 얼굴. 가야 컨트리클럽을 넘어가는데, 이러다가 비가 쏟아지겠다 싶었다. 일기 예보상으론 밤 9시나 비가 온다던데...
약속 장소는 밀양의 산외면 해바라기 꽃단지. 밀양IC에서 나가면 바로 있고, 주차장이 넓어서 접선 장소론 딱이다. 해바라기까지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아직 해바라기가 필 시기는 아니니까... 집에서 출발할때부터 졸려서, 빨리 도착하고 차에서 잠깐 졸아야지 했는데 도착하고 보니 우박같은 비가 마구 쏟아진다. -_-
아, 망했다.
다행히 비는 금방 그쳐서, 잠깐 그 동네를 걸어봤다. (한 50미터쯤-_-;;) 작년에 해바라기가 잔뜩 피어 있던 곳은 청보리가 심겨 있었는데, 좀 듬성듬성이라서 사진에 예쁘지 않았다.
오랜만에 본다. 청보리. 어쩌다가 보리가 관상용이 된건가 싶긴 하지만(이곳엔 농사를 지을려고 심은 것이 아니다.) 유채도 그러하니 그냥 신분상승이려니...
아니, 허수아비를 누가 저렇게 빽빽하게 세우냐고. 첫인상은 좀비들이 달려오는것 같았다. -_- K-좀비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더니, 이 시골 동네에도...
덤벼라, 좀비! 아니 허수아비!! 관리 하시는 분인지 차 트렁크에서 연신 뭔가를 꺼내서 허수아비 아래쪽에 끈을 감아주거나 옷매무새를 살피거나 하는 분이 왔다갔다 하셨다.
5월의 꽃은 장미지! 몇 송이 없어서 아쉬웠다.
남들 사진처럼 바람에 출렁이는 푸른 물결을 찍어보고 싶었지만, 날도 흐리고 보리숱도 적고 찍사도 허접이고.
해바라기들 사이에 있을땐, 이렇게 허접한지 몰랐네. 하하...엉덩이를 다 까고 있구만.
멀리 밀양IC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인다. 걷기 좋게 잘 정비 되어 있고, 벤치도 있어서 산책삼아 오기 좋다. 외딴 동네라는것만 빼면... 아침에 집에서 출발할때부터 연거푸 커피를 마셨더니 화장실을 가고 싶었는데 여긴 화장실이 없다. 옆에 축구장에 간이 화장실이 있어서 그쪽으로 가봤지만, 축구장 대여하는 사람만 이용할수 있게 문이 잠겨 있다. 시작부터 뭔가.좋지가 않다. 학창시절, 시험치는 날이면 오전 내내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을 들락거리고 시험을 망치곤 했다.
일행을 만나자마자, 빨리 위양지로 가자고 조를수 밖에. 길가의 주유소나 가게 같은데 들르자는걸 그냥 위양지로 가자고 했다. 오오... 벤츠 전기차다. 차가 너무 새 차라서 공원에 끌고 다니던 내 카트의 바퀴가 트렁크에 닿는것도 미안했다. -_-;; 위양지는 역시 진입로에 주차하는 사람들 천지였다. 안쪽에 주차장이 작을때도 그렇고, 지금은 확장해서 제법 넓어졌는데 이상하게 사람들은 진입로에 주차를 하고 걸어들어간다. 그래서 진입로가 더 위험하게 느껴진다.
여전한 위양지. 지난주 금요일에 갈까하다가 급 귀찮아져서, 박물관으로 차를 돌렸는데 어떻게든 올 운명이었나보다. 근래에 해마다 이 맘때쯤 오고 있다. 나는 카트를 끌고, 일행은 캠핑용 테이블 세트가 든 큰 가방을 들고 자리를 찾아 걷느라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_- 그...캠핑용 테이블이 든 가방이 텐트 가방 만큼이나 거대했다.
그래도 돗자리보다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이 훨씬 편하고 좋았다. 전날 다이소에서 고심해서 산 테이블보. 체크 무늬가 사진발은 잘 받는데 너무도 허접해서 그나마 얌전한걸로 고른 베이지 커버. PVC가 오염 걱정도 없고 그냥 물티슈로 슥슥 닦으면 되니 편하긴 했다. 테이블을 더 평평하게 설치를 했어야 했는데...내 것이 아니다 보니...-_-
아침까지 열심히 준비한 도시락. 샌드위치, 비스코티, 치킨샐러드와 과일들. 가운데 김밥전은 일행이 준비한 것. 내용물이 아주 튼실해서 맛이 좋았는데, 단점이 두 개 먹으니 배가 불러왔다는것. 한통은 그대로 남았는데 내가 가져 올걸 그랬다. 사진보니 김밥 먹고 싶군.
앉은 자리에서 너무 대충 사진을 찍는다고, 일행이 대신 찍어준 사진. 풍경도 아닌데, 뭘 또 여러장씩 찍냐고...
올려다 본 풍경. 소나무 아래에 자리 잡았는데, 소나무 가지는 까마득히 위에 있고 자잘한 잎의 벚나무와 도토리 나무 같은 넓은 잎들이 무성했다.
짐이 많아서 완재정이 정면으로 보이는 곳까지는 안 가고, 이팝나무가 보이는 정도까지만 갔다. 이 시기에 위양지를 오면 늘 듣는 소리가 "수초를 제거했다". 그래서 물이 맑을거라는 기대들을 하는데, 수초때문이 아니라 꽃가루때문에 부유물이 많아서 사진이 안 나온다.
오늘도 역시 물 위에 꽃가루가 한가득이다. 그리고 민들레 홀씨처럼 뭔가 솜털 같은 애들이 끊임없이 날아 다닌다. 날은 흐려서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듯 하고 사방은 어둑어둑한 느낌이다.
얼음컵과 각얼음을 사려고 했었는데 정신없이 그냥 와버렸다. 그런데 날이 흐려서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트레비가 저렇게 앙증맞은 사이즈로 나오는구나. 음료는 일행이 준비한것들. 내가 얼려간 생수와 파우치 커피는 고대로 집으로 들고 왔다.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사진을 찍는 나를 타박하며-_-; 일행이 찍어서 보내준 상차림사진. 지금 보니 보온병의 로고 위치까지 나름 신경 쓴 사진이었네. ^^
못 둘레를 따라 노란 붓꽃이 앙증맞게 피었는데, 날이 흐려서 사진엔 별로 표가 안난다.
징그러운 생명의 색, 녹색! 하나로 대동단결하기 직전의 모습. 산에 이팝나무나 아카시아가 만발해서 아직은 덜 녹색임에 감사!
자리 잡고 움직이질 않으니 똑같은 구도로 똑같은 사진만... -_-; 우리 자리는 나뭇잎때문인지 빗방울이 작아서 인지 비가 오는 줄도 몰랐는데 수면에 무수한 동그라미들이 그려지고 있었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손이 시려웠다. 5월에 손이 시리다니...-_-;;
비를 막아준 고마운 나뭇잎들. 좀 더 하늘하늘 여린 느낌이었는데, 날이 어두워서 그런지 색이 짙게 찍혔다.
몇 차례 비가 오락가락 하고 나니 수면을 더럽히던 꽃가루들이 한쪽으로 밀려나고, 반영이 깨끗해졌다. 일년에 이 맘때가 제일 사람이 많은데 왜 이 시점에서 벤치들을 칠했는지 의문이었다. 덕분에 우리를 부러워 하는 많은 소리들을 들었다. -_-
다시 비가 온다. 수면에 무수히 그려진 작고 귀여운 동그라미들. 비도 얌전하게 온다.
꽃가루가 없는 수면은 이렇게 맑고 깨끗한 느낌인데... 키큰 아카시아 나무가 흰꽃을 잔뜩 달고 있는데, 너무 멀다.
자칭 '사진에 진심인 여자'. 폰카로 진심을 표출하지 마시라!
비가 다시 세차게 온다. 한바퀴 돌며 사진 찍으러 간 일행을 기다리며 멍때리는 기분도 나쁘진 않다. 비눗방울을 불며 놀았다. 보통은 비눗방울이 수면에 닿으면 금방 터지는데, 꽤 멀리까지 날아갔다. -_- 하지만 또 다시 화장실이 급해짐. 짐을 다 펼쳐놓고 다녀오기엔 뭔가 애매하고, 남의 장비를 건드리기도 그렇고 어쩔까 하다가 혼자 철수를 결정했다.
테이블 해체해서 접고 의자도 한방에 접어지니 이런 테이블 세트 하나 살까 하고 가방에 있는 상표 사진도 하나 찍어보고... 핸디카트에 다 쑤셔넣고 끌고 가는데 어찌나 무거운지...너무 무거워서 테이블세트 사는건 다시 고려해봐야겠다.
화장실 입구에서 다행히 일행을 만나서 빨리 화장실 다녀와서 금시당으로 출발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뭔가 이상하다. 나도 금시당 처음 왔을때 겪었던 일. 시내 한가운데서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안내 종료했었는데 그 뒤에 찾아보니 시내에 금시당이라는 금은방이 있었다. -_-;
다시 금시당벽곡재로 검색해서 도착하니 비가 더 많이 온다. 이 시기에 은행나무란 ...-_- 안봐도 비디오다.(우리집앞 거리가 은행나무 가로수다.) 나는 차를 지키고 일행이 혼자 다녀왔다.
금시당입구엔 서너대 주차할 공간밖에는 없지만 바로 앞에 국궁장이 있어 그곳 주차장에 주차를 해도 된다. 몇 장 안 찍었는데 금방 일행이 돌아왔다. 역시 별로 볼것이 없었나보다.
다시 해바리꽃단지로 돌아오니 비가 그쳤다. 잠깐 청보리밭 사이로 왔다갔다해봄.
좀비 허수아비가 안 찍히는 방향으로... 오른쪽은 축구장, 왼쪽 소나무가 있는 곳으로 쭉 가면 댑싸리와 백일홍꽃밭이 있었다.
작년에 한참을 앉아 있었던 흔들의자. 조금만 교통이 편하면 자주 올수 있을것 같은데, 밀양은 교통이 너무 불편하다. 잠깐 차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국도로 돌아왔다.
작년 가을 위양지
parandal01.tistory.com/2153
작년 봄 위양지
parandal01.tistory.com/1928
'지구별 여행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안 악양둑방 (2021.05.14) (3) | 2021.05.21 |
---|---|
함안 무진정(2021.5.14) (4) | 2021.05.21 |
아직은 봄, 선암사 왕겹벚꽃 (2) | 2021.04.27 |
2020년 11월 20일 대구 용연사, 도동서원 (2) | 2020.11.24 |
2020년 11월 14일 밀양 금시당, 위양지 (3) | 2020.1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