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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쯤에 갔으면, 도동서원의 화려하고 노랑노랑한 은행나무를 만날수 있었을텐데... 늦가을, 이미 나무는 노란 잔해를 잔뜩 남기며 텅 빈 가지를 흔들고 있었다. 새로 뚫린 터널로 가니 뭔가 아쉬운 느낌이라 돌아오는 길에는 옛길로 굽이굽이 산길을 올라서 다람재 전망대에 가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가본 것이 5년도 넘은 어느 봄날이었던 지라... 유명한 배롱나무가 만발할 때, 은행나무가 화려할 때는 이상하게 안가지는 도동서원. 내년에는 남들 갈 때도 한번 가보자.

 

대구 용연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으로 유명한데, 우리나라에 진신사리가 너무 많이 들어와 있는듯...-_-; 믿음이 안 간다. 하하...

 

 

비슬산 용연사 자운문

 

우와, 일주문이 너무 화려하다. 절집으로 가는 길의 가로수가 벚나무인것 같았는데, 이미 잎은 다 지고 없었지만, 빈 가지로 이루어진 터널도 좋았다. 봄에는 벚꽃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물든 모습이 절로 상상이 되었다.  

 

 

 

 

출발할때 구름이 많아서 걱정을 좀 했는데, 대구의 하늘은 꽤 좋았다.

 

 

요즘 어디 갈때마다 들고 다니는 거. 사실은 차안에 상비중이다. ㅋㅋ

 

 

 

극락교에서 바라본 계곡의 상류. 아... 삭막한 겨울풍경으로 변해가고 있다.

 

 

극락교를 지나면 계단 위에 천왕문이 있다. 저 가방 맨 뒷 모습은 아우라지님. 프레임안에 사람이 있어서 대충 찍었더니 너무도 비스듬하다. -_-; 천왕문에는 사천왕상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그리고 각종 기원을 담은 둥근 나무패같은것이 잔뜩 매달려 있다. 

 

 

 

 

 

천왕문에서 바라본 맞은편, 적멸보궁 가는 길. 절의 구성이 좀 묘하다. 좁은 산자락에 자리 잡아서 그런듯... 사실 이날 용연사를 가기 전까지 이런 절이 있는지도 몰랐다. 적멸보궁은 온통 계단이라서 패쓰했는데, 용연사는 적멸보궁으로 유명한 절이라, 본 절에선 한 10분쯤 사진찍기 놀이를 하고 나왔다. (두시간이나 운전해서 갔는데!)

 

잠깐 검색을 해보니, 봄이나 여름에 나무들이 초록잎을 달고 있는 풍경이 좋은 절이었다. 

 

 

 

이 사진의 포인트는 위쪽에 잠깐 나온 선명한 단청이다.

 

 

다시 계단을 올라 안양루 아래를 지나면 만나게 되는 극락전과 삼층석탑. 석탑은 모양이 좁고 못생긴것이 고려탑같다. 생각해보니 이쪽을 본절이라고 하기도 애매한가... 지붕선이 대체로 일자로 지어진 건물들이라, 부드러운 멋이 없었다.

 

안양루의 풍경
안양루엔 법전사물이 있다. 전체 사진을 왜 안 찍었을꼬...

 

안양루 앞의 화단에는 생기를 잃어가던 국화꽃 종류들이 아직 꽃을 피우고 있었다.

 

 

멀리 보이는 단청을 입히지 않은 건물이 더 마음에 든다. 절집에선 처마와 처마가 이루는 곡선이 참 좋다. 풍경까지...어쩌면 진부하고도 전형적인 풍경(風景)인가. 

 

 

까치집도 있고... ^^;

 

 

셀카봉의 리모컨이 작동이 안되서, 음성인식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찰칵"을 많이 썼다. 아우라지님 폰은 "치즈"와 "스마일"이었는데, 그 녀석 말귀를 잘 못알아 들어서 내가 대신 외쳐주면 내 폰도 같이 작동을 해서 내내 웃었다. 내 폰은 귀가 좀 밝은가...하하.

 

 

 

삼층석탑의 난간에 달린 작은 종들... 역시 아래쪽에 각종 소원을 적은 나무패를 달고 있었다. 바람이 불때마다 맑은 종소리가 나는건 좋았지만, 이런식의 수익사업(?!)은 곱게 봐지지 않는 까칠함...-_-;;

 

 

보통, 시간이 지나면 기술이 발전하기 마련인데 우리나라의 조형미술은 이상하게도 신라시대와 고려시대가 뒤바뀐듯한 느낌적인 느낌. 그 완벽한 비례와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신라의 삼층석탑은 고려시대에 오면 왜 이리도 못 생겨지는지... 그리고 아무곳에나 동전을 던지는 현대의 천박함까지...-_-;; 

 

제법 산속의 공기 좋고 고즈늑하게 자리잡은 작은 절집에서, 점점 실망감이 덧칠되는 기분이랄까... 

 

 

 

극락전에서 바라본 안양루.  극락전안에는 보물로 지정된 아미타여래 삼존불과 벽화가 유명한것 같은데, 둘러보지도 않고 그냥 왔다. 역시 가기전에 공부는 필수인데, 답사를 다닌지 오래다 보니 그냥 전체적인 분위기만 보고 돌아오게 된다. 

 

 

다시 주차장으로 가면서 절을 올려다 보니, 계곡 사이에 있어서 그런지 정오쯤이었는데도 새벽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이제 도동서원으로 간다. 두어 번 주로 벚꽃이 지고 난 봄에 다녀왔던 기억이 있다. 

 

 

 

도동서원 건물 배치

 

 

 

 

노랑노랑한 사진으로 온 SNS를 장식하던 오래된 은행나무는 동화에 나오는 마녀같은 모습으로 가지를 사방팔방 뻗어대고 있다. 저 버팀목은 저게 최선일까 싶을 정도로 거슬렸는데, 사진에선 뭐 그럭저럭 어울려 보이기도?!

 

 

바닥에 떨어진 은행잎마저도 퇴색해가니, 찾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 그 앞 벤치에 앉아서 간단한 간식타임. 

 

 

한훤당 김굉필을 배향한 서원이다.
환주문

 

서원에는 어울리지 않는 파라솔과 나무 평상들과 벤치들... 저걸 피해서 사진을 찍어보려고 엄청 노력을 했는데, 잘 안되었다. -_-;

 

 

 

 

도동서원의 기단을 흔히 조각보의 아름다움에 비유를 많이 하는데, 저런 조각보가 걸려 있으니, 의도가 너무 뻔한것인가 다른 뜻인가...헷갈린다. 하하... 조금은 생뚱맞은 느낌까지...

 

 

도동서원에서도 열 일한 "여기 오길 잘했다"

 

중정당의 측면

 

세월의 무계를 견디지 못한 기단을 보수한 흔적이 참 마음이 아팠다. 제대로 잘 정비한 모습이 아니라 대충 여기저기 엉망으로 보수되어 있어서, 원래의 아름답고 정갈한 모습이 훼손되는 느낌.

 

씨익~ 웃고 있는듯한 용머리
기단의 도마뱀. 계단이 두군데에 있는데, 한쪽은 올라가는 도마뱀, 다른쪽은 내려가는 도마뱀이 있다.
크기와 색이 다른 돌들을 잘 짜맞추어 쌓은 중정당의 기단, 제법 높다

 

 

 

축대와 돌길이 만나는 곳의 거북이 머리, 눈길이 못됐다. 어쩌라고!
내려오는 도마뱀

 

아니, 도마뱀인줄 알았는데, 방금 검색해보니 세호라는 이름의 다람쥐 조각이란다. 어딜 봐서 다람쥐라는거야!!

 

다른 서원에 비해 기숙건물인 동재와 서재의 규모가 아담했다.
서재에서 바라본 중정당
도동서원의 담장은 낙산사 담장을 떠올리게 한다. 

 

 

 

환주문, 아주 낮고 폭이 좁아서 갓을 쓴 선비들은 고개를 절로 숙일수 밖에 없었다고...
동재
환주문
환주문은 폭이 좁고 낮은데다가, 아래엔 이런 돌까지 있다. 한눈팔다가는 꽈당!

 

도동서원을 다녀보면, 정신을 바짝차라지 않으면 꽈당하기 딱 좋게 구성이 되어 있다. 축대와 높은 기단을 오르내리는 좁은 돌계단, 각종 돌로 된 장식들, 좁게 구획되어 있는 공간들...물론, 공부하는 곳에서 정신을 빼놓고 다니는 학생들은 없을테지만... 그래도 좀 너무 한다 싶은 마음도 들었다. 

 

 

기숙시설인 동재, 서인재
동재에서 바라본 중정당
동재에서 바라본 서재

 

올때는 새길로 해서 터널을 지나왔지만, 다시 돌아가는 길은 옛길인 산길로 올라가서 다람재를 넘어갔다. 

 

 

 

다람재에서 내려다 본 풍경, 왼쪽 아래가 도동서원이다. 전망대를 겸한 누각이 있었으나, 올라가지 않았는데 사진을 찍어보니 올라갈걸 그랬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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