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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2020년 11월 10일 함안 무진정, 입곡군립공원 본문
올 가을은 봄에 꽃놀이 못간 대신에 단풍놀이를 좀 열심히 하는듯...^^;; 본가에 심부름 하러 갔다가, 함안으로 갔다. 여름에 배롱나무 보러는 갔어도 다른 계절에 가는건 처음이라 기대가 컸다. 얼마전에 올라온 노랑노랑한 은행나무길 사진도 좋아보였고...
가야농공단지, 은행나무길. 도착하고 보니 이런 풍경. 우리집앞 은행나무들은 아직 완전히 노랑노랑도 아닌데 말이다. 공장 사장님인듯 한 분이 어디서 오셨냐? 인터넷 보고 오셨냐 물어보신다. 올해 갑자기 핫해져서 사진 찍으러들 많이 오셨나보다. 이 동네가 경남에서 제일 추운 동네라고...지난 일주일 사이에 영하 3도가 두번 있었단다. 그렇다고 이렇게 하나도 안남기고 다 떨어지기냐!
바닥에 잎만 수북한 은행나무길...저 끝까지 노란색이었으면 얼마나 예뻤을까... 다음 목적지 무진정으로 가는 길에도 은행나무 가로수였는데 역시 잎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_- 순식간에 계절이 바뀐다. 무진정에 공사한다는 이야기는 여러번 들어서 건물 공사인줄 알았더니 주변을 다 파헤쳐놓고 있었다. 주차장 진입도 못하게 되어 있고...대대적으로 공사를 하고 있었다.
나무들이 잎이 많이 떨어져서 숱이 횡하다. -_-; 그나마 눈에 보이는것 만큼 자세히 보이지 않아 다행인데, 주변은 온통 공사장이고 기계음으로 시끄러웠다.
작년 여름에도 공사중이었는데 이렇게 대대적으로 하진 않았던것 같다. -_-;; 주변을 다 갈아엎고 있는 중이고, 무진정에는 일하는 분들의 짐이 여기저기에...
사방팔방으로 문을 다 들어올려서 시원해보이는기는 하는데... 맞은편으로 보이는 풍경에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없어서 조금 아쉽다. 내년에는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와야 할듯하다.
마루에 앉아 바로는 풍경, 배롱꽃이 예쁘던 풍경대신에 앙상한 가지만 난리다.
바람이 잔잔하게 불어서 수면에 비친 멋진 반영은 구경하지 못했다. 살랑거리며 떨어지는 낙엽들을 슬로우모션으로 찍고 싶었지만, 바람과는 손발이 맞지 아니하여 모조리 실패하고 말았다.
차로 가는 길에 바라본 길. 역시 잎이 다 떨어진 은행나무들이 썰렁하고 마시멜로우-_-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
저거 한개에 500kg이라던데...^^;
공사중인 무진정에 더 머무를 이유가 없어져서 입곡군립공원으로 갔다. 딴 생각하다가 입구를 지나쳐서 산으로 올라갔다가 꼬불꼬불 산길에서 유턴해서 내려오는 뻘짓도 하고, 위쪽에 더 주차장이 있지 않을까 하고 갔다가 크게 산하나를 둘러서 다시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뻘짓의 연속.
입곡군립공원도 공사중이다. 여기저기 굴착기 소음이 시끄러웠다. 전에 왔을때는 굉장히 넓어보였는데, 생각보다 걸을 만 했다. 일행이 있으면 아무래도 속도를 맞추어야 하니 미리 포기를 하는데, 혼자니까 혼자만의 속도로 천천히 사진 찍으며 걸었다.
생각보다 단풍이 썩 아름답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산이고, 물도 있고 하니까 제법 그림이 나온다.
가을은 평일이라도 사람들이 넘쳐나고 조금만 빨갛다 싶은 곳엔 와글와글하다. 사람없는 풍경을 좋아하는 나로썬...살짝 멘붕의 시간. 저 사람들이 다 지나가길 기다려야 할지, 사람들이 그냥 찍히게 냅둬야 할지 혼자 고민했다.
빛이 단풍잎을 투과하는 느낌이 좋다. 그게 사진으로 잘 표현이 안되서 아쉽지만...
폰카는 빛이 없으면 사진이 이렇게 시들시들해진다. -_-;;
맞은편의 보트 선착장. 선착장 주변을 다 파헤쳐놨다. 그래서 영업을 안하는 줄 알았더니, 한 두대 떠다니기도 한다. 길은 단풍이 좋은데, 밖에서 보면 그 단풍이 안 보여서 그런지 보트가 인기가 없었다. 역시 걸어서 한바퀴 돌기로 한것은 잘 한 선택.
좋은 카메라로 찍으면 색깔들이 뭉개지지 않고 모양대로 살아 있을까...-_-
금방 떨어진것 같은 잎을 하나 주워서 카톡으로 가을 엽서를 보냈다. 가을가을하군!!
어지러운 원색의 세계다. 흑백인간에겐 다소 과한 색깔들.
알록달록한 단풍잎 사이로 멀리 소나무 푸른빛이 반갑다. 역시 푸른빛은 뭔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파란 하늘과, 푸른빛의 조화. 가을 하늘은 끝없이 높구나. 단풍의 터널을 지나오고 나니, 양지 바른 곳의 평지에 벤치가 몇개 있어서 햇빛 쬐면서 책읽기 딱 좋겠다 싶었는데 언뜻, 사람이 보는듯 했다. 그런데 이상한 자세로 움직이지 않는것이다.-_- 그 옆에 구명장비들이 보여서 마네킨인가 했다.
그런데, 사람이었다. 뭔가 수련을 하는 사람인가 본데, 중국에서 온 듯하다. 요즘 분위기가 그래서 그런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았다. 여기저기 홍보물을 갖다놨던데... 함안군청에 민원을 넣을까 싶을 정도였다.
멀리 굴착기 소리는 뇌를 울리는데, 눈앞에 반짝이는 윤슬이 예뻐서 뭔가 감내할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헛소리 작렬) 물가 가까이에 내려가서 윤슬을 동영상으로 찍었는데, 집에 와서 보니 생각한 그림이 아니었다.
저 출렁다리가 반바퀴 지점이다. 건너면 차들이 다니는 도로.
단풍터널의 10분의 1도 없는 색깔들...왜케 칙칙해보이는가...-_-
내내 들고 다니던 단풍잎은 시들어서 힘이 없다. 파란 하늘 배경으로도 한 장 찍어주고 싶어서...손가락이 엄청 못생기게 나왔군. 너무 사실적인 카메라다. -_-
멀리 바위위의 정자가 보인다. 저번에 왔을대는 저 출렁다리만 한번 건넜다가 돌아왔다. 이번엔 천천히 도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어도, 혼자 꽤 즐거웠다.
이런 단조로운 색 안에 노랗고 빨간 단풍 터널을 품고 있다니...참 재미있다.
다시 단풍 터널 시작지점으로 돌아와서... 나무들 사이에 붉은 빛이 비친다. 수면이 잔잔하면 산의 반영도 멋질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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