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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손말이 김밥

푸른밤파란달 2021. 1. 6. 11:55

해가 바뀌고 했으니, 제대로 밥을 좀 챙겨먹어보자는 의미에서 "식사일기"라는 카테고리를 만들기는 했는데, 어쩐지 아직도 해가 바뀐것을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듯 여전히 생활은 엉망이다. 빨간날이라는 핑계, 컨디션이 나쁘다는 핑계... 그래도 나름 긍정적인것은 조금은 더 많이 움직이고 있다는 정도. 

 

유통기한이 다가오는 두부와 언제적 사놓은지 모를 명란젓갈을 처지하고자 명란 두부찌개를 하려고 며칠을 벼르다가 어정쩡하게 남은 밥때문에 꼬마김밥을 만들었다. 전자렌지로 밥을 데우고, 참기름과 명란젓갈로 밥을 비벼서 사등분한 김밥김에 반숟가락 올리고 정성들여 편다. 그리고 데친 소세지와 우엉조림, 단무지, 어묵조림을 한줄씩 올리고 단단하게 만다. 

 

배추나물 하려고 데쳐둔 배추와 잘게 깍둑썰기한 두부로 된장국을 끓였다. 콩이 들어있는 잡곡밥에, 양념한 명란젓갈을 비벼놓으니 색이 어찌나 칙칙한지...도저히 사진으로 남길 비주얼이 아니라서 사진은 생략. 후루룩 아침으로 잘 먹었다. 다음엔 백미로만 밥을 해서 남은 유부초밥재료들도 소진하고 새로 김밥을 해먹어야겠다. 

 

 

구글 이미지 검색이다.

손말이 김밥을 좋아하는 편이다. 김밥을 좋아하는 것도 같다.  반찬도 여러개를 놓고 먹는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그런지, 속재료를 여러 조합을 만들수 있어서 좋다.  한참 열심히 눈팅하던 82cook에서 유행하던 메뉴기도 했다. 사진에서 처럼 저만큼 다양하게 준비하진 못한다.

 

 

 

 

오래전 진주에서 동생이랑 같이 살때의 일이다. 드라마 <해신>을 너무 좋아했던 동생이 완도에 있는 세트장을 보러 가자고 했다. 진주에서도 완도는 제법 먼 거리였고, 어딜 가면 도시락을 항상 싸곤 했던 때라 그때도 새벽같이 일어나서 유부초밥을 잔뜩 만들어서 다녀 왔었다.

 

덕분에 내내 운전을 한 동생도, 새벽부터 설친 나도 그 다음날 늦잠을 자고 말았다. 자기전에 손말이 김밥 준비를 해놓은 탓에, 서둘러 아침상을 차렸다. 늦잠 잔 동생이 출근 준비로 바빠서 내가 대충 여러 조합으로 싸서 접시에 놓아주면 왔다갔다 하면서 집어먹고 겨우 늦지 않게 출근을 했다. 

 

 

역시 구글에서 줏어온 이미지다.

그렇게 대충 먹은 것이 아쉬워서 한참 뒤에 재료를 거하게 준비해서 다시 손말이 김밥상을 차렸다. 밥상을 사이에 두고 밥을 먹는데 동생이 멀뚱멀뚱 나를 쳐다만 보고 있는것이다. 

 

- 왜 안 먹어?? 이거랑 저거랑 넣고 싸먹어

- 누나가 싸주는거 아니가?

- 야, 그때는 아침에 늦을까봐 싸준거지. 니가 넣고 싶은거 넣고 싸 먹는거야.

 

 

나한테는 늘 사진으로 보고 한번 해야지 생각을 하던 메뉴니까 익숙한데, 동생 입장에선 처음 먹을때 내가 싸준 걸 먹었으니 그냥 꼬마김밥이려니 했나 보다. 서로가 황당했던 순간이었다.  

 

 

 

귀찮아져서 저렇게 재료를 다양하게 준비하기는 힘들고, 그렇다고 김밥으로 하자니 뭔가 각잡고 대용량으로 말아야 할것 같아서(그럼  몇 끼를 연달아 먹어야겠지-_-;; ) 김밥김은 사등분해서 밀폐통에 넣어놓고 꼬마김밥으로 말아서 먹는다. 포인트는 밥은 최대한 적게, 속재료는 넉넉하게!

 

그렇지만 역시 혼자 먹으려고 하니 재료가 남아서 또 몇 끼를 먹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점저-_-로는 역시 며칠 벼르던 라볶이와 남은 꼬마김밥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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