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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역병의 시대, 잡념

푸른밤파란달 2020. 12. 8. 11:53

 

간만에 오전에 하루를 시작한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점심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_-; 지금부터 조금씩 생활습관을 고치면 2021년 1월 1일에 맞추어 조금은 정상적인 인간의 모습으로 생활할 수 있을것도 같다. 

 

 

 

 

오래 발길을 하지 않던 커뮤니티에서 어떤 글을 읽고 심란해져서, 내 블로그에 투닥투닥 몇 글자 두들기러 왔다. 오래전에  살갑지 않은 것을 보니 딸은 아니고 아마도 며느리인가 보다 생각했던 실은 아들이었던 이의 글이었다. 지병을 앓아오던 어머니를 심정지 상태로 발견을 하고, CPR을 하면서 119를 불러서 병원으로 모셨단다. 외국의 친구들은 코로나로 죽었고, 어머니 마저 돌아가시면 자신은 무연고자가 되니 친구들에게 자신이 죽으면 장례식은 필요없고, 화장해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글이 내용과는 달리 담담하게 다가온다. 

 

수명이 길어졌다고 하고 80세 정정한 노인도 흔한데, 부모님의 죽음을 알리는 글을 자주 보게 된다. 벌써 그럴 나이가 된것도 같고, 아닌것도 같고...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돌아가셨어도 사실은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그냥 내가 오래 찾아뵙지 않아서 그런지 큰집에, 혹은 외갓집에 여전히 계실것 같다. 찾아뵈면 반갑게 맞아주실것도 같고.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그런 마음일까?? 

 

어렸을때 대부분의 시간을 부모님과 보냈을텐데도, 내 기억에는 늘 외가로, 큰집으로, 이모집으로 보내졌던 기억이 가득하다. 맨손으로 어떤 요령도 없이 꾸역꾸역 재산을 일구었던 부모님에겐 자식 둘을 돌봐야 하는것이 큰 부담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길어야 한달 남짓씩이었을텐데, 어디서 잘못된건지 부모님과의 애착관계에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본가에 가면 가끔은 내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인것 처럼 어색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아버지와는 거의 대화가 불가능하고, 어머니는 이야기가 길어지면 결국은 내가 버럭하게 된다. 

 

 

가끔은 내가, 나 밖에 모르는 괴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할때도 있다. 온전히 나 스스로도 똑바로 서지 못하면서 그렇다고 주변과 관계를 엮어가는 법도 모르고... 이 나이를 먹도록, 삶의 기본 자세 조차도 제대로 정립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심란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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