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화 발행인 비통하고 참담하다. 이웃의 고통과 불행에 무감해진 사회라 하지만 이 가혹한 시간을 별일 없이 감당하는 동시대인은 어떤 인간인가. 가슴이 먹먹해지고 자꾸만 눈물이 나려 한다. 탑승자 476명, 구조자 174명. 실종자와 사망자 302명. 시간은 속절없이 흘렀고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실종자가 사망자로 바뀌었을 뿐. 본디 실종자라는 말은 올바른 정명(正名)이 아니었다. 공자님은 논어에서 “명칭과 실질은 일치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사람들은 모두 배 안에 갇혀 있었다. 실종자는 “종적을 잃어 간 곳이나 생사를 알 수 없는 사람”을 뜻한다. 국민 모두 알고 있었다. 생사는 알 수 없지만 종적을 잃은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점을. 실종자보다 긴급구출 대상자라고 불러야 마땅했다. 정부 당국은 연일 함정..
‘詩 완벽주의자’ 정현종 기사입력 2008.04.17. 오후 3:46 최종수정 2008.04.25. 오후 6:38 스크랩 내겐 수십 년을 형제처럼 지낸 친구가 있다. 참 소중한 인연이다. 간혹 만나 별말을 나누지 않아도 영감을 얻고, 사소한 일상을 얘기해도 별을 보고 오는 기분이 드는 그런 친구다. 그 친구 역시 수십 년을 형제처럼 지내온 선배가 있었다. 그는 내 친구 인생의 멘토였고 직장 상사였으며 어려운 시절 1년 남짓 자신의 집에서 머물게 해줬으니, 친구에게는 그 선배가 가족과 같았다. 바로 그 선배가 암 투병을 할 때 친구는 매주 토요일 오후면 선배를 찾았다. 내 기억에 한 번도 거르지 않았다. 어느 토요일 오후, 나는 친구와 놀고 싶어 나와 있자고 했다. 그런데 친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선배에게..
누가 희생되는가. 국가가 희생을 말할 때는 이 질문에 응답해야 한다. 가장 취약한 이들만 희생을 강요당할 때 희생은 미덕도 의무도 아니다. 말합시다, 이제 희생당하지 않겠다고. “전쟁이 터질 경우 10시간 안에 다음 순번에 따라 최전선에 일개 병사로 파견된다. 첫째로 국가원수. 두 번째는 국가원수의 친족. 세 번째는 총리·국무위원·각 부처 차관. 네 번째는 국회의원. 다만 전쟁에 반대한 의원은 제외. 다섯 번째는 전쟁에 반대하지 않은 종교계 지도자들.” 20세기 초 덴마크의 한 군인이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전쟁절멸보장’ 법안이다. 전쟁을 없애는 법이라지만 그 어디에도 전쟁을 하면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오직 전쟁을 결정한 이들이 전쟁의 가장 앞자리에 서라는 내용만 있을 뿐이다. 병사들의 죽음은 조국을 ..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372 “하고 싶은 거 해도 굶어 죽지 않아” - 시사IN 바야흐로 ‘진로 교육’ 열풍이다.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진로 컨설팅을 하는 업체가 성업 중인가 하면 공교육 현장도 진로 교육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1 아들을 둔 김 아무개씨(4 www.sisain.co.kr 고원형-스카우트 거절 후 찾아온 ‘아름다운 배움’ 휴가를 얻고 해남 땅끝마을에서 서울까지 걷기로 했다. 처음에는 혼자 배낭 메고 꿋꿋이 걷는 나 자신이 뿌듯했다. 그런데 나주에 도착해서 밥을 먹으러 시장에 갔는데, 식당 아주머니가 “팔자 좋네. 돈 있으니까 여행도 하고” 하시는 거다. 그 말 듣고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어떤..
우리 개가 저에게 오기 전 어떻게 살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와 함께 살게 되었을 때는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인간을 믿지 않고, 움찔거리며, 사나왔습니다. 그나마 저는 밥주는 사람이라 좀 낫다랄뿐, 우린 주인과 개, 이런 관계는 아니었습니다. 불러도 안오고, 언제나 무시하고. 밥 줘도 본체만체. 사료가 없어지는거 보니까 먹는가 보다. 똥 싸는거 보니 먹긴 먹는갑다. 생각할 뿐이었습니다. 결코 사람이 보는 데서 무엇인가 먹는 법이 없었습니다. 사납고, 민감해서 힘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인간은 적이라고 알고 있는듯. 사람 지나가기만 해도 짖어대고 악을 써대고. 경찰이 두번 쯤 왔습니다. 갖다 버리라고 안하고, 해결책을 조언해주신 동네분들 감사드립니다. ㅠㅜ 5킬로도 안되는 개가 사납긴 얼마나 사나운..
youtu.be/2vYnaharm9E 1928년 여름 어느 날 서울 돈의동 위창 오세창의 집에 한 젊은이가 찾아왔다. 오세창이 누구던가. 20세기 초 조선 최고의 안목을 지닌 문예인이자 컬렉터였다. “우리 문화재를 수집하고 싶습니다.” “이유가 뭔가?” “조상의 정신을 지키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 싶어서입니다.” “돈이 꽤 많이 들어가는 일이네.” “알고 있습니다.” 1935년 서울의 일본인 골동품상 마에다의 집. 고려청자 한 점을 놓고 일본인 마에다와 전형필 사이에 조용하지만 긴박한 얘기가 오가고 있었다. “2만원을 내셔야 합니다. 그 아래로는 어렵습니다.” 청자 하나 값이 2만원. 당시 괜찮은 집 한 채가 1000원이었다. 그건 최고의 고려청자로 꼽히는 12세기 청자상감구름학무늬매병(국보 제68..
위로엔 공짜가 없다 청춘을 위로한다는 착한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지난 한 해였다. 여전한 그 추세의 원점에는 요즘 젊은이들이 우리 사회의 한계와 모순에 의해 상처받고 좌절하는 것에 대한 기성세대의 안쓰러움과 미안함이 자리하고 있는 듯싶다. 만성 불황과 전망 부재에 허덕이는 출판시장이 모처럼 청년 독자들을 숙주 삼아 발화시킨 신드롬이니만큼 그 내부를 잠시 좀 냉정하게 성찰해보는 것이 아주 무의미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그 착한 책들을 컵밥에 찰랑이는 피 같은 돈으로 사서 읽은 그 젊은이들에게는 특히 그러한데, 왜냐하면 바로 그 위로라는 것의 본색과 그 언저리가 어쩐지 석연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책에는 좋은 책이 있고 나쁜 책도 있으며 그러한 기계적 분류 자체를 스스로 재수 없어 하는 별의별 책들 ..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70786.html [한겨레 프리즘] 악마는 디테일에 / 안선희 2011년 무상급식 논란이 한창일 때 기획재정부의 한 국장과 복지 문제를 놓고 이런저런 말을 나누었다. “정말 ‘폭탄’은 노인... www.hani.co.kr 우리는 어떤 팩트나 현상을 자신만의 안경으로 본다. 그래서 fact 는 하나지만, 의견은 분분 하기 마련이다. 어쩌면 보고 싶은 것만 보는건지도 모른다. 의견 충돌을 일으키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 반대지점에서 서로를 바라보는건 매우 고통스럽다. 그들은 나에게 종종 네트워크에서 떨어지라고 한다. 비록 네트워크가 온갖 루머와 괴담의 온상이긴 해도 정보가 곧 권력인 지금 시대에서 가장 빨리, 그리고 비교적 공평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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