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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봄이 왔으니 봄이어야겠네 - 고광헌 본문
봄 왔으니 봄이어야겠네
봄이 와 나무들
연초록 배내옷 입고 있네
새로 시작하는 저들이야
지난밤 속삭임처럼
겨우내 더운 땅속에서 발효시킨 이야기
부지런히 쏴올리지만
저 나무
물끄러미 바라보는 어깨엔
마른 나뭇잎 하나 올려놓을 수 없네
고백건대,
생은 무거워 용서 바라지 않지만
뒤늦게 묵은 외투 벗어야겠네
오늘
봄 왔으니 봄이어야겠네
- 고광헌 시집 『시간은 무겁다』(창비, 20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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