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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이상의 연애편지 본문
출처: 경향신문( https://www.khan.co.kr/opinion/yeojeok/article/201407242100385 )
“말로 하는 연애가 문밖에서 구걸하는 ‘거지’라면, 글로 하는 연애는 안방까지 들어가는 ‘도둑’이다.” 스탕달의 <연애론>에 나오는 연애편지 얘기다. “당신에게 세 번의 키스를 보냅니다. 하나는 당신 가슴에, 하나는 당신의 입술에, 하나는 당신의 눈에.” 나폴레옹이 조세핀과 결혼하기 전에 보낸 연서다. 55세 유부남이었던 러시아 작가 파스테르나크는 연인 올가에게 이런 편지를 쓴다. “당신을 떠올리기만 하면 모든 분노는 눈녹듯 스러진다오. 당신에게 키스하는 순간의 격정과 환희를 지상의 말로 표현할 수만 있다면….”
1930년대 천재시인 이상이 소설가 최정희에게 보낸 연애편지가 공개돼 화제다. 이상은 스물여덟 나이로 요절하기까지 <날개> <오감도> 등의 작품과 기행으로 당대 문화판을 뒤흔들었다. 시인 고은은 이상을 ‘사람이 아니라 사건이었다’고 했고, 평론가 장석주는 “등장 자체가 한국 현대문학 사상 최고의 스캔들”이라고 했다. 이상은 기생이었던 금홍과 함께 ‘제비다방’을 운영했다. 이상의 아내였다가 헤어진 변동림은 나중에 화가 김환기와 결혼했다.
당시 최정희는 23세의 젊은 이혼녀. 빼어난 외모와 지성을 갖춘 신문기자로 청년 문인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시인 백석도 그에게 연애편지를 보내 구애했다.
최정희는 이상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았다. 이상은 편지에서 “그간 당신은 내게 커다란 고독과 참을 수 없는 쓸쓸함을 준 사람”이라고 실연의 아픔을 표현한다. 그러면서도 “나는 진정 네가 좋다. 웬일인지 모르겠다. 네 작은 입이 좋고 목덜미가 좋고 볼따구니도 좋다”고 뜨거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하지만 최정희는 ‘국경의 밤’의 시인인 김동환과 결혼해 자매 소설가 지원·채원을 낳았다.
재미있는 것은 이상의 마지막 작품 <종생기>의 여주인공 이름이 ‘정희’다. 소설에선 정희가 주인공 ‘이상 선생’을 따라다니는 것으로 그렸다. 이상은 그 후 ‘낯선 이국의 병원침대에 누워 레몬 향기를 그리워하며’ 생을 마쳤다.
이상이 남긴 실연의 연애편지는 낭만적이고 애틋하다. 편지가 사라져가는 시대여서 더 여운이 길다. 세월이 흘러 최정희의 두 딸 김지원·채원이 모두 이상문학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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