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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관한 잡담

푸른밤파란달 2021. 7. 21. 19:56

1.
어제 아침에 일찍 삼락 생태공원의 연꽃 단지를 다녀왔다. 폰카로 찍기엔 연꽃이 너무 멀리 있어서 줌으로 2~3배 땡겨서 찍으니 화질이 눈 뜨고 못 봐줄 정도다. 미루면 사진 정리를 안 할 것 같아서 컴퓨터로 옮겨서 포토웍스로 크기 조절하고 글자 좀 박고 하는데, 뭔가 오류가 났는지 사진의 3분의 1쯤은 변환이 안된다. -_- 그래서 급 의욕상실로 미러리스용 줌렌즈를 검색해봤다. -_-;;

폰을 최신 폰으로 바꾸는 것이 나은지, 렌즈를 사는 것이 나은지 결정하기 힘들다. 폰 카메라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폰은 폰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내가 사진을 찍는지 폰이 사진을 찍는지 헷갈릴 때가 있다. 렌즈를 사는 것의 가장 큰 문제는 카메라 액정을 믿을 수 없을 만큼 노안이 심해져서, 컴퓨터 큰 화면에서 보면 다 흔들렸거나, 초점이 나간 이상한 사진을 만들어 놓는다는 것이다.

장바구니에 담아 놨던 줌렌즈 가격이 담을땐 대략 28만원 쯤이었던 같은데, 50만원이 되어 있었다. -_-; 작년 이맘때쯤 담은 것 같은데... 전동줌 렌즈로 지를까, 사놓고 안 쓸지도 모르는데 너무 비싼가? 역시 고민만 많고 아무것도 결정 된것이 없다. 매년 여름마다 똑같은 고민이다.


2.
삼락 생태공원 가는 길에 배롱나무꽃이 조금씩 피어 있었다. 함안 고려동 유적지 생각이 난다. 올해도 가봐야지... 생각은 하는데, 더워서 엄두가 안 난다. 그 동네도 분지라 춥고, 덥고가 이 동네보다 심한것 같다. 올해는 연꽃테마파크까지 한방에 다녀오도록 동선을 짜야지. 그러면 그전에 렌즈를 질러야 할텐데... 역시, 고민은 배송을 늦출 뿐인가.


3.
어제, 이른 아침의 강한 햇살 속에 걸어다니면서 되지도 않는 폰카로 열심히 연꽃 사진을 찍으면서 생각이 좀 많았다. (아침에 찍은 사진이 200장이 넘는다.) 왜, 사진으로 찍고 싶을까? 잘 모르겠다. 사진에 진심이라면 책도 좀 찾아보고, 카메라의 기능도 찾아보고 할텐데... -_-;; 그렇다고 온전히 눈에 담아 오는건가 하면 그것도 애매하고.

학교 다닐때, 필기에 엄청 열심이었다. 선생님들은 필기 하지말고 집중해서 설명을 들으라고 했지만, 나에겐 필기가 집중의 도구였다. 사진도 약간 그런 느낌인건가. 그래도 폴더별로 정리 해놓으면 보조기억 장치로 훌륭하긴 하다.

올해도 폴더가 이 만큼 쌓였다. 대저생태공원에 해바라기도 보고 싶고, 밀양의 해바리기 단지도 어떤가 궁금하다. 조만강 생태공원에 새로 조성한 연꽃단지도 가보고 싶다. 함안의 고려동 유적지, 무진정, 무산사의 배롱꽃이랑 연꽃테마파크도 가야 하고... -_-;;

옛날에 한참 답사를 다닐때 찍은 사진을 보면, 꽃은 안중에도 없다. 꽃도 예쁘게 나오게 찍어도 좋으련만, 탑이나 고택이 잘 보이도록 찍는데 집중을 했다. 지금 다시 보면 탑 옆에 다 잘린 한 귀퉁이에 능소화가 흐드러져있거나, 저 동네에 배롱나무가 저렇게 큰게 있었구나 뒤늦게 깨닫기도 한다. 요 몇년간 내 사진의 주제는 여전히 "꽃"이다.


4.
인스타그램으론 사진구경과 남의 집 밥상 구경을 한다. 이른바 "인스타 갬성"류의 사진도 있지만, 멋지게 잘 찍은 사진들도 많다. (밥상 사진들은 흠...-_-; 대부분 세팅에 신경 쓰는 분들이 협찬광고를 하거나 공동구매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어서 과한 경우가 많다. 좀 질리는 편. )

그 중에서 사진도 찍으시고 후보정 강의도 하시는 분 사진이 추천으로 떠서 보게 되었다. (크기와 액자는 내가 한 것)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그냥 사진을 올리시는 분인가, 팔로잉 할까 했는데 다음 페이지에서 발견한 원본 사진에 헉~ 했다. 뭔가...-_- 느낌이 너무 다르잖아...

흠...-_-; 이쯤이면 포토샵이 찍었다고 봐야 할려나... 역시 왜 사진을 찍냐는 물음이 떠 오른다.

전에 답사 다닐때도 왜 여행을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 책을 보면, 자세히 찍은 사진과, 훌륭한 설명을 시원한 에어컨 아래서 쉽게 볼수 있는데, 배낭을 지고 날씨와, 싸우자고 덤비는듯한 현실의 제약조건을 이기고 가보면 막상은 별로인 경우도 많다. 그 유물이, 유적이 그 자리에 잘 있는지 확인하러 가는건가. 고민이 꽤 오래 계속 되었다. (답은 못 찾았다. 그냥 관심에서 멀어진 것 뿐...)

사진도 그렇다. -_-;; 남이 찍은 더 멋지고 좋은 사진이 많은데, 굳이 왜 내가 찍고 싶을까? 장비도 능력도 안되는데... 참 알수 없다.

후보정으로 사진 찍은 사람의 의도를 살리는 것은 과연, 사진인가 그림인가... 답이 없는 질문들로 머리속이 꽉 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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