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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뻔뻔한 놈 전성시대

푸른밤파란달 2020. 7. 10. 23:05

살면서 얼마나 많은  구업을 짓고 사는지, 다 헤아릴수 없다. 어떤 날을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나서 뒤늦게 자려고 누웠을때, 한꺼번에 떠올라 괴롭기도 하고 또 어떤날은 내뱉는 그 순간, 아차싶기도 하다. 어렸을때부터 작심하고 말을 하지 않아도 가끔, 내 말에 상처받은 얼굴을 하는 사람을 보았기에 조심한다고 해도 매 분, 매 초 신경을 곤두세울수는 없다.

 

아무것도 아닌것 같은데 어떤 때의 내가 떠오를때가 있다. 이전 직장에서 수업을 하다가 너무 말도 안되는 소릴 끝도 없이 늘어놓는 녀석들에게, 진한 경상도 사투리로 

"닥치라!!"

라고 했다. 그 순간 애들도 놀라고, 나도 꽤 놀랐다. 옆 반에서는 흔하게 나오는 소리였지만 한번도 해본적이 없었던 말이다. 

 

변명을 하자면 스트레스 지수가 올라가면 소리에 굉장히 예민해져서, 소음을 못견뎌 하는편이다. 그러니 최악의 직업이었던건지도 모르겠다. 늘 "입 다물어라" 가 최고 수위였는데, 그 날 그 말을 뱉고 아차! 하기도 전에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스스로가 나쁜짓을 저지르고 말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 애들과 부대끼다보면, 화도 내게 되고 야단도 치게 되는데 버럭 화를 내고 나면 나도 남은 시간동안 기분이 안 좋다. 물론 당사자들이 의기소침해하는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지나고 그 녀석들이 기억하는지는 모르겠다. 그 중에 몇은 상처로 남아 시도 때도 없이 내 모진 말이 불쑥 속에서 떠오를지도 모르겠다. 

 

하루에 수십 수백 마디 중에 고작 한두 마디 잘못 뱉은 말도 목에 걸린 생선가시처럼 거슬리는데, 사람들이 참 말을 함부로 뱉는다. 생각이 그러한건지, 태생이 그러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참 더럽다. 닉네임에 "~닥"이라고 본인이 의사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들도 그런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많이 배웠다고 좋은 사람이 되는건 아님을 알지만, 그래도... 배움이 길어지면 인격도 좀 같이 수련되는것 아닌가? 

 

하긴 김해와 창녕의 학교 선생이란 작자가 더러운 화장실 몰카범이라는 뉴스도 나오는 세상이니. 참, 부끄러움을 모르는 시대이고, 뻔뻔한 사람만이 살아남는 시대이다. 

 

 

 

 

 

박시장님, 오늘 심상정씨가 빈소에서 한 인터뷰 보셨다면 피눈물이 나실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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