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바람속을 걷는 법 3 - 이정하 본문

시가 있는 풍경

바람속을 걷는 법 3 - 이정하

푸른밤파란달 2020. 7. 24. 20:57

바람속을 걷는 법...3 
 
                     이/정/하 
 
 
이른 아침, 냇가에 나가
흔들리는풀꽃들을 보라
왜 흔들리는지, 허구 많은 꽃들 중에
하필이면 왜 풀꽃으로 피어났는지
누구도 묻지 않고
다들 제자리에 서 있다 
 
이름조차 없지만 꽃 필 때면
흐드러지게 핀다
눈길 한번 안 주기에 내 멋대로,
내가 바로세상의 중심
당당하게 핀다 
 
 
 

 


+) 경주에서의 마지막날, 아침 일찍 찾은 산림환경 연구원(+ 수목원) 한 7~8 년전인가 서출지 연꽃이 보고 싶어서 유부초밥 10 인분으로 영화클럽 사람들을 꼬셔서 서출지에 갔는데, 연꽃은 이미 지고 없고 가는길에 있던 산림환경 연구원에서 유부초밥만 실컷 먹고왔다. 
 
그뒤에 찬찬히 둘러봐야지 했는데 까먹고 있다가 이번에 새벽에 혼자가서 몇시간이고 돌아다니고 사진도 마구잡이로 찍었다. 이 사진은 버스에서 내리면 마주하는 풍경. 새벽 물안개가 자욱한 개울이 좋아서 여러장 찍었다. 
 
삼십대 이후 내 보잘것 없는 살아온 이야기들은 주인공이 되기엔 턱없이 부족하니, 영화나 드라마에 흔히 등장하는 주인공 친구쯤의 인생인가보다 했다.누구나 주인공 같은 삶을 살수는 없다고 생각하면서... 
 
눈길 못받으니 내 멋대로 세상의 중심... 그거 괜찮네. 이름 없는 풀꽃에도 피고 지는 삶이 있듯이 별 대수롭지 못하지만 내 삶도 그런대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시가 있는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좋은 당신 - 김용택  (0) 2020.07.29
동백꽃 그리움 - 김초혜  (0) 2020.07.28
심야통화3 - 정현종  (0) 2020.07.24
비 가는 소리 - 유안진  (0) 2020.07.23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0) 2020.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