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조진국_너의_눈물까지_감싸안는_사람이고_싶다
- 꽃이 지나면 잎이 보이듯이
- 웃음의 종류
- 셍언니
- 문영훈
- 에이브러햄 매슬로
- 유일한 여자동기였던 너
- 엔지니어66
- 목표는 별!
- 엽서_엽서
- 맹씨행단
- 나는 혼자다
- 요요나 그래도 행복에 기대고 싶다
- 성우와 병윤이
- _-;;;
- 어른아에 덜 자란 아이
- 리차드 그린버그
- 조한울
- 울기 좋은 방
- 최종훈 교수의 인생교훈
- 동전들
- 하루키
- 햇살님
- 정가영
- 그리움의 간격
- 관계 규정
- 풍경일기
- 박범신
- 홍성우 배준기
- 할머니의 야학
- Today
- Total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어제의 다대포(2020.09.11) 본문
어제의 다대포.
일주일만에 차를 움직이는거라 멀리 드라이브 갈랬는데 갈데가 없어서... 통도사 저녁예불 보고싶었는데 시간은 촉박해서 다대포로 갔다. 구름이 너무 많았다. 태풍으로 떠내려온 쓰레기, 나뭇가지들을 모아놓은 더미가 여러개 있고, 수거 못한 쓰레기도 한가득이었다. 바닷물도 누런 황토물이고...
저녁노을
도종환
당신도 저물고 있습니까
산마루에 허리를 기대고 앉아 저녁해가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있는 동안
뿜어져나오는 해의 입김이 선홍빛 노을로 번져가는 광활한 하늘을 봅니다
당신도 물들고 있습니까
저를 물들이고 고생대의 단층 같은 구름의 물결을 물들이고
가을산을 물들이고 느티나무 잎을 물들이는 게
저무는 해의 손길이라는 걸 알겠습니다
구름의 얼굴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처럼
나는 내 시가 당신의 얼굴 한 쪽을 물들이기를 바랐습니다
나는 내 노래가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당신을 물들이고 사라지는
저녁노을이기를 내 눈빛이 한 번만 더 당신의 마음을 흔드는
저녁 종소리이길 소망했습니다
시가 끝나면 곧 어둠이 밀려오고 그러면 그 시는 내 최후의 시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하여 내 시집은 그 때마다 당신을 향한
최후의 시집이 될지 모른다는 예감에 떨었습니다
최후를 생각하는 동안 해는 서산을 넘어가고 한 세기는 저물고
세상을 다 태울 것 같던 열정도 재가 되고 구름 그림자만
저무는 육신을 전송하고 있습니다
당신도 저물고 있습니까
스러져가는 몸이 빚어내는 선연한 열망 동살보다 더 찬란한 빛을 뿌리며
최후의 우리도 그렇게 저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저무는 시간이 마지막까지 빛나는 시간이기를,
당신과 나 우리 모두의 하늘 위에 마지막 순간까지 맨몸으로도 찬연하기를,
다대포 바닷가를 향해 달리는 중, 창밖의 낙동강으로 해가 떨어진다. 언제 낙강강 물이 이렇게 많을 때를 보았는가... 연이은 태풍이 몰고 온 비 탓에 강물은 강을 가득 채웠다.
강물에 반짝이는 윤슬이 좋아, 신호에 걸릴때 마다 조수석 창을 내리고 사진을 찍었는데, 폰이 너무 오래된거라 그런건지... 아날로그와 디지틀의 차이인건지... 그 반짝임은 그냥 뭉개진 노란색으로 밖에 표현이 안된다.
주차장에 차를 넣고 보니, 하늘에 비행기 하나, 급하게 사진을 다섯장쯤 찍었나... 그나마 안 흔들리게 찍힌 사진. 하늘에 구름이 많다. 집에선 가벼운 새털 구름 정도로 노을이 예쁘겠다 생각했는데...
주차장에서 바닷가로 가는 길의 하늘, 실제보다 더 색깔이 강조되어 보인다. 파란색은 더 파랗게, 노란색은 더 노랗게...실제의 하늘은 조금 맹숭맹숭한 느낌.
구름이 많아서 오늘도 멋진 노을을 보기는 틀린것 같다.-_-; 다대포 일몰은 남의 사진에서나 멋진것인가...
구름이 멋지게 깔리긴 했지만, 너를 보러 온것이 아니라서...-_- 미워하는 마음이 생긴다.
언젠가 왔을때, 하얗게 날리던 삘기가 지천이던 풀밭은 덜 자란 갈대가 흔들리고, 웨딩촬영하는 팀, 친구들과 놀러온 팀들이 서로를 부를 소리로 가득했다. 누가 심은 것은 아닐테고, 어린 소나무 한그루가 이정표처럼 서있다. 그리고 주변엔 저 나무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한가득. 나도 뭔가 멋지게 구도를 잡아볼까 했으나, 이리저리 움직여봐도 사람들을 다 피하면서 내가 원하는 모양은 불가능...
해는 지는지도 모르고 오른쪽 사진밖의 구름속으로 사라지고,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들을 피해 이리저리 걷는데, 갑자기 하늘이 붉어졌다. 먼 구름 사이 어디선가, 빛이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 다들 감탄의 소리를 쏟아내며 해변으로 뛰어갔다.
사진 아래쪽의 짙은 검은 색부분은 파도에 밀려온 갈대들과 쓰레기들 더미. 저걸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해보였는데, 저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넘어간건지...솔방울과 굴껍질이 공존하는 곳이었다. 소줏병과 선글라스 케이스가 같이 나뒹굴고 수없이 많이 굴껍질과 조개껍질들이 모래속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붉은빛도 희미해지고, 바다에선 물이 들어오는 소리가 요란해진다. 잔잔하고 얕기로 유명한 다대포에서도 서핑보드가 보인다. -_-; 철수하는 그들을 신기하게 바라봤다.
어둠이 깔리기전, 빛은 한참 모자라는 어스름의 시간. 모든것이 애매해진다. 그래도 카메라로 보면 제법 밝게 찍힌다.
아래에 깔린 갈대더미들과 쓰레기들. 해변엔 저런 갈대들을 모아놓은 쓰레기 산이 군데군데 있었는데 물이 들어올때마다 새로 쓰레기가 쌓이는 모양이다. 멀리, 보이는 저것의 용도는 모르겠는데, 완전히 어두워 지니 요란한 공사소음을 냈다. 디스토피아적 SF 영화에나 나올법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대학 다닐때는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갑갑한 날 차 있는 사람을 꼬드겨서 드라이브 오곤 하던 해변인데, 지금은 큰마음 먹어야 올수 있다. (해질무렵 김해에서 부산으로 들어가는 길은 차가 엄청 막힌다.)
어
두
워
진
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01004 (0) | 2020.10.04 |
---|---|
홈플러스에서 (2020.09.25) (0) | 2020.10.04 |
가을아침(2020.08.26) (0) | 2020.10.04 |
어제의 대항 전망대(2020.08.14) (0) | 2020.10.04 |
둘이 뭐하냥?(2020.08.06) (0) | 2020.10.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