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요요나 그래도 행복에 기대고 싶다
- _-;;;
- 최종훈 교수의 인생교훈
- 맹씨행단
- 어른아에 덜 자란 아이
- 하루키
- 꽃이 지나면 잎이 보이듯이
- 햇살님
- 성우와 병윤이
- 홍성우 배준기
- 박범신
- 조한울
- 동전들
- 할머니의 야학
- 유일한 여자동기였던 너
- 풍경일기
- 엽서_엽서
- 엔지니어66
- 정가영
- 웃음의 종류
- 나는 혼자다
- 관계 규정
- 리차드 그린버그
- 울기 좋은 방
- 문영훈
- 조진국_너의_눈물까지_감싸안는_사람이고_싶다
- 에이브러햄 매슬로
- 셍언니
- 그리움의 간격
- 목표는 별!
- Today
- Total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국민일보] 오늘 본 옛 그림 - 손철주 본문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0395156?sid=001
[오늘 본 옛 그림] 축복인가, 욕심인가
고슴도치가 오이 서리한다. ‘외밭의 원수는 고슴도치’라는 익은 말로 가늠컨대, 녀석은 오이 장수 속을 꽤나 끓였다. 오이를 따는 고슴도치는 제 깐에 수를 낸다. 오이 곁에 엎드려 한 바퀴 구른다. 등엣가시에 오이가 꽂힌다. 구르는 재주가 굼벵이 못잖다.
화가는 그림 위에 ‘뱃살 두둑한 늙은 나무꾼(廣腹老樵)’이라고 써놓았다. 문인화가 홍진구의 별명이다. 이 그림은 이야기가 있다. 오이는 넝쿨 밑동에 작은 것이, 끝동에 큰 것이 주렁주렁 열린다. 해서 ‘과질면면(瓜 綿綿)’이란 말이 나왔는데, 자손이 잇따른다는 뜻이다. 가시 많은 고슴도치도 숨은 뜻이 ‘번성’이다. 꼴이 흉해도 고슴도치는 제 새끼를 함함하다 한다. 저 오이를 지고 가서 새끼를 먹인다.
오이 철에 안 어울리는 국화를 그려놓은 까닭은 뭔가. 국화 뿌리 적신 물을 마시면 오래 산다는 옛 기록이 있다. 국화는 일쑤 장수(長壽)와 통한다. 홍진구가 들려주는 얘긴즉슨 이렇다. “자손 많이 낳아 다복하시고 오래토록 수를 누리십시오.”
해석을 달리해도 괜찮다. 속담에 ‘고슴도치 외 따 지듯’이 있다. 잔뜩 오이 등짐을 진 고슴도치처럼 과욕을 부리거나 빚에 허덕이는 꼴을 가리킨다. 선조들의 그림은 보는 이의 심정에 따라 다르다. 옛 그림의 너름새가 낙낙하다.
손철주(미술칼럼니스트·학고재 주간)
+) 나에게 손철주님 이미지는 물뚝심송님과 겹치는데, 아마 어느책 표지에서 본 흑백사진때문인 듯.
댓글에 언급된 이주향의 인문학 산책
http://program.kbs.co.kr/1radio/radio/human/pc/index.html
'간서치(看書癡)'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간조선] 조정육 칼럼 모음 (0) | 2020.09.21 |
---|---|
[농민일보] 손철주의 옛 그림 이야기 (0) | 2020.09.21 |
나무와 詩, 그리고 사람살이 (0) | 2020.09.15 |
세월호특별법, 수사권·기소권은 정말 불가능한가? (0) | 2020.09.14 |
종이에 대한 예의 (0) | 2020.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