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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화과 - 이은봉 본문

시가 있는 풍경

무화과 - 이은봉

푸른밤파란달 2020. 9. 15. 14:50

 

 

꽃 피우지 못해도 좋다

 

손가락만큼 파랗게 밀어 올리는

메추리알만큼 동글동글 밀어 올리는

 

혼신의 사랑...

 

사람들 몇몇, 잎 속에서 녹아

약이 될 수 있다면

 

꽃 피우지 못해도 좋다

 

열매부터 맺는 저 중년의 生!

바람 불어 흔들리지도 못하는

 

 

이은봉, 무화과

 

 

“무화과 나무에서도 꽃이 핀다. 보이지 않을 뿐이다. 무화과나무는 오월쯤 잎겨드랑이에 도톰한 돌기를 돋운다. 영락없는 열매지만 꽃이다./(중략)/꽃주머니는 그대로 열매가 된다. 무화과는 사람의 입 안에 달콤한 기억을 남긴다. 꽃 피우지 않고, 누가 알아보지 않아도 좋다. 비바람 몰아쳐도 수굿이 열매 맺는 중년의 삶이 그렇다.”

-고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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