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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 이향 본문

시가 있는 풍경

한순간 - 이향

푸른밤파란달 2020. 9. 15. 00:52

잠시 눈 감았다 뜨면 사라지는 순간이 있다

어제 저녁 붉게 노을졌던 태양의 한 때처럼

오늘 아침 초록으로 흔들리는 잎의 한 때처럼

한순간이란 붙잡아 두고 싶은 것이어서 새벽마다 물방울이 맺히는 걸까

 

물방울 같은 한순간

그 물방울만한 힘이 나뭇가지를 휘게 하는지

그때 붙잡고 싶었던 것은 네가 아닌 그 순간이었다.

 

당신도 그렇게 왔다 가는 걸까

어느 순간 기척 없이 빠져나간 손바닥의 온기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늪의 그늘처럼

 

 

이미 예정된 

한순간 속의 우리들

 

 

 

 

이향, 한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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