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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다시 쓸쓸한 날에 - 강.윤.후.

푸른밤파란달 2020. 8. 18. 00:44

다시 쓸쓸한 날에 
 
 
강.윤.후. 
 
 
 
 
가끔씩 그대에게 내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대 떠난 뒤에도 멀쩡하게 살아서 부지런히  
 
세상의 식량을 축내고 더없이 즐겁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뻔뻔하게 들키지 않을  
 
거짓말을 꾸미고 어쩌다 술에 취하면  
 
당당하게 허풍떠는 그 허풍만큼  
 
시시껄렁한 내 나날들 가끔씩  
 
그래, 아주 가끔씩은 그대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여전히 의심이 많아서 안녕하고  
 
잠들어야 겨우 솔직해지는 치사함 바보같이  
 
넝마같이 구질구질한 내 기다림  
 
그대에게 알려 그대의 행복을 치장하고 싶다  
 
 
 
 
철새만 약속을 지키는 어수선한 세월 조금도  
 
슬프지 않게 살면서 한 치의 미안함 없이  
 
아무 여자에게나 헛된 다짐을 늘어 놓지만  
 
힘주어 쓴 글씨가 연필심을 부러뜨리듯 아직도  
 
아편쟁이처럼 그대 기억 모으다 나는 불쑥  
 
헛발을 디디고 부질없이  
 
바람에 기대어 귀를 연다, 어쩌면 그대  
 
보이지 않는 어디 먼데서 가끔씩 내게  
 
안부를 타전(打電)하는 것 같기에 
 
 
 
 
 
 
+) 뭔가 처연한듯한... 어떤 느낌을 느꼈다. 모든 사랑은 이별한 후에 더 오래 기억되는 걸까? 그 사랑이 결혼이 되고 생활이 되어도 이토록 애잔한 느낌을 간직할수 있을까... 
 
물론 이별한후에 다시는 추억하고 싶지않은 끔찍한 사랑도 많겠지만... 수많은 이별노래와 이별시는 결국 사랑노래와 사랑시가 아니겠는가. 
 
완성되지못함으로 갖는 영원한 생명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라고 할수 밖에.  
 
결국 사랑은 이루어져도, 이루어지지 않아도 happily ever after 같은건 동화에나 있는것 같다. 
 
내가 사랑에 부정적인건 인정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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