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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이별가 -박목월

푸른밤파란달 2020. 7. 31. 21:31

이별가 
 
 
                                                박목월 
 
뭐라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뭐라카노,  바람에  불려서 
 
이승  아니믄,  저승으로  떠나가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라카노  뭐라카노
썩어서  동아밧줄은  삭아내리는데 
 
하직을 말자  하직을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라카노  뭐라카노  뭐라카노
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오냐.  오냐.  오냐.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이승  아니믄  저승에서라도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라카노,  저편  강기슭에서
니  음성은  바람에  불러서 
 
오냐.  오냐.  오냐.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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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각난 시. 
 
대학교 1학년때, 무려 <대학수학>에서 백지를 내고 첫학기부터 권총차고, 장학금 탈락. (고딩때 반항의 상징으로 백지 답안지 한번 제출하고팠는데 소심해서 한번도 못했다. 그리고 대학교 가서 강제로 소원 성취-_-;;) 
 
당시 나를 예뻐해주신-_- 조교 언니의 추천으로 도서관에서 근로장학생으로 한학기 일을 하게 됐다. 집에서도 가끔 책장정리 하느라 책 다 빼놓고는 정리하다 말고 아무 책이나 붙들고 있는것이 다반사였으니, 책정리 하러 서가에 들어가면 반납책 꽂다말고 아무 책이나 붙들고 책꽂이사이에 숨어있곤 했다. 
 
그때 읽은 시인데, 스무살 철부지 주제에 뭘 안다고 이 시가 참 아프게 다가왔었다. 바람부는 강둑에 서서 멀어져가는 사람에게 뭐라카노...뭐라카노...애타게 소리 지르는 그런 모습....  그런데 박목월 시인지는 몰랐네... 어렴붓이 강은교 시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이라니.어쩐지 다...부질없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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