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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다정도 병인양 - 이현승 본문
다정도 병인 양
이현승
왼 손등에 난 상처가
오른손의 존재를 일깨운다.
한 손으로 다른 손목을 쥐고
병원으로 실려오는 자살기도자처럼
우리는 두 개의 손을 가지고 있지.
주인공을 곤경에 빠뜨려 놓고
아직 끝이 아니라고 위로하는 소설가처럼*
삶은 늘 위로인지 경고인지 모를 손을 내민다
시작해 보나마나 뻔한 실패를 향해 걸어가는
서른 두 살의 주인공에게도
울분인지 서러움인지 모를 표정으로
밤낮없이 꽃등을 내단 봄 나무에게도
위로는 필요하다.
눈물과 콧물과 침을 섞으면서 오열할 구석이,
엎드린 등을 쓸어줄 어둠이 필요하다.
왼손에게 오른손이 필요한 것처럼
오른손에게 왼손이 필요한 것처럼.
————
*레이먼드 카버, “괜찮아 너는 아직 서른둘일 뿐이야. 그리고 그건 서른셋보다는 적지.”
『 현대시학 』 (2011년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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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승 / 1973년 전남 광양 출생. 1996년 〈전남일보〉, 2002년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 『아이스크림과 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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