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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별 여행자

대산 플라워랜드(2021.05.28)

푸른밤파란달 2021. 5. 31. 00:08

함안의 악양 생태공원에 금계국이 활짝 피었다는 사진이 연일 올라오고 있고, 나도 날 좋은 날 다시 가봐야지 했었다. 식사 모임을 앞두고 있어서 청소도 안 하면서 신경이 쓰여 외출을 못하다가, 금요일에 꽃놀이를 떠났다. 함안도 딱히 먼 동네는 아니지만, 가까운 창원에 이런 꽃밭이 있다는 소문을 작년에 들었던 기억이 나서 검색해보니 여기도 꽃 사진이 많다.

전날, 초저녁에 기절하듯 잠들었더니 새벽 3시 30분에 잠이 완전히 깨버려서 뒹굴거리며 책보고 놀았다. 아침에 일찍 나갈까 하다가 출근 시간은 지나야지, 그러다가 또 미적거리며 시간을 보내다 보니 한낮이나 되서 출발을 하게 되었다. 뭉게구름이 둥실 떠 있고, 하늘은 파란색이어서 꽃 사진도 예쁘게 나오겠다며 흐뭇했는데... -_-;;

대산 플라워랜드는 시골마을 강변 둔치에 조성된 꽃밭이었다. 강 건너편은 밀양. 운전해서 찾아가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2시 방향 우회전"이었다. 이 길이 맞나 싶을 정도의 시골길도 지나고, 새로 개통되어 내비엔 나오지도 않는 고속국도도 타고...결국은 T맵까지 동원하여 우여곡절 끝에 도착했다.

도착하고 보니 햇빛은 쨍한데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다. 그리고 미세먼지인지 습도가 높아서인지 파랗던 하늘이 좀 탁해져 있었다. 평일 한낮이라 주차장에 차는 몇대 없었다. 주차장 뒷편으로 황화 코스모스 노란 물결이 한가득이었다.

사계 원추리 (스텔라)

키가 작고, 나리꽃을 닮은 이 녀석은 스텔라라고 한단다. 다음번에 마주쳤을때도 이름을 기억할수 있을지 모르겠다. 멀리 보이는 곳은 야구장인듯 했다.

조성된지 몇 년 안되었다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건지 계절이 바뀌면서 다시 식물을 심어서 그런건지... 꽃이 어리고 몇가지 없었다. 한 두 그루씩 있는 큰 나무들이 오히려 더 좋았다. 이런 흔한 포토존도 꾸며져 있고...

저 분홍색 꽃의 이름을 알아오지 못한것이 아쉽다. 처음 보는 꽃이었는데 넓게 심어져 있어서 넓은 분홍 카펫트 같은 느낌이었다.

무당벌레 세마리도 있고. 여기 심긴 꽃들은 다들 키가 낮은데, 꽃은 또 커다랗게 보이고 해서 비례가 안 맞아보였다.

뭔가 좀 징그럽...-_-;;;

바람이 너무 심해서 사진을 찍을수가 없었다. 꽃들이 전부 반대 방향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장미꽃 구역. 5월이 끝나가니, 장미도 끝물of 끝물이 되어 예쁘지가 않았다.

장미구역의 끝에는 청보리밭이 넓게 있었다. 이 시기에 청보리라니... 경작하는 논이었으면 벌써, 추수가 끝나고 모내기 준비할 때다. 바람이 불때마다 보리밭에 푸른 파도가 넘실댄다.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를 보고 있자니, 김수영 시인의 풀이 생각난다.

속에 꽃잎이 엄청 많이 있는 종이었는데, 봉오리 그대로 시들어가고 있어서 안타까웠다. 다 피면 굉장히 화려할것 같았는데..

바람에 흔들리고 수평도 안 맞지만, 꽃이 너무나 예뻐서 버리지 않은 사진. 왜 이따구로 찍었는지는 미스테리-_-;; 지만, 색이 오묘해서 참 좋았다.

강변이라 모래땅이어서 꼭 해변을 걷는듯 힘들었는데, 아마 모래밭이라 물이 금방 빠져서 더 식물들이 시들시들했는지도 모르겠다. 바닥에 수북한 꽃잎들...

나무 아래에 조금 보이는장식물은 쇠똥구리였다. 국민학교때 교과서에서 읽은 기억만 있고, 실물은 본적이 없다.

멀리 나무가 보이는 곳은 강둑인데, 자전거 타기 좋아보였다. 이 사진은 흔들리는 황화 코스모스의 정면을 찍어보겠다고 용 쓴 샷이다.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서 꽃들이 전부 뒷모습을 보이며 흔들리고 있었다.

수국들도 아직 어려서 키가 작았고 별로 볼것이 없어 보였는데, 운동삼아 크게 한 바퀴 돌아 보기로 했다. 약간 모래 언덕 위에 있던 나무와 풀 숲 속의 벤치를 목적지로 걷는데, 삘기가 하얗게 피었다.

어렸을때 여린 속을 까먹던 삘기. 지금은 하얗게 핀 것이 더 인기가 많은것 같다. 하늘이 점점 무거워 지고 있다.

아주 야트막 했지만, 올라서고 보니 반대쪽에 아무렇게나 막 자란 코스모스들이 한가득. 강물은 대체 어디 쯤을 흐르고 있는지 가늠이 안된다.

하얗게 보이는 길은 자전거 도로다.

하늘이 심상치가 않다. 설마 비를 만날까... 바람은 여전히 거센데, 다행인건 꽃이 보이는 쪽이라는것.

중국 단풍나무였는데, 열매가 열린 모습이 참 중국스럽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 컷 찍었다. 잎도 단풍나무 같지 않게 생겼는데, 왜 이름이 그런가 했더니 열매를 보니 단풍나무가 맞긴 하네.

사진에서 바람이 분다.^_____^

다시 꽃밭쪽으로 갈까 하다가, 벤치 세 개가 둥그렇게 모인 곳이 있어서 잠시 쉬어갈 겸 그쪽으로 갔는데, 누가 앉으면 다 무너질것 처럼 상태가 메롱이었다. 그래도 끝에 걸터 앉아서, 전에 올린 글 오타도 수정하고 카톡도 하고 전화통화도 했다. 그냥 앉아서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런데 투툭~ 큰 빗방울들이 한두개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갑갑해서 벗어두었던 모자를 눌러쓰고 급히 돌아가는데, 비가 오니까 바람이 잦아들었다.

보리밭도 어쩐지 좀 얌전해진것 같고...

아, 아니구나... 저 개망초를 찍을땐 또 미친듯이 바람이 불었다.

다시 장미구역의 쉼터.

햇빛이 쨍할땐 물이 흐르지 않던 호스는 빗방울이 떨어지는때에 물줄기를 힘차게 뿜어냈다. 관리 하시는 분이 정해진 일정에 따라 열고 닫고 하시는듯...

나가면서 360도 동영상을 찍어야지 했었는데, 하늘이 시커멓고 비가 와서 망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미루지말고 그때 그때 찍어야 한다.

비가 와도 쇠똥구리는 안 찍을 수 없지!

둑방으로 올라가는 진출입로. 비가 오는 와중에 꼭 한 장 찍고 싶었다.하늘이 파란색이었음 더 좋았을 것을...

꽃밭의 정면 모습. 가우라도 있긴 했었는데 아직 어리고 볼품이 없어서 다음에 한번 더 와야겠다.

주차장 뒷자리의 코스모스. 이후론 얼른 차로 피신. 집으로 오는 길은 소나기가 폭우처럼 내렸다. 열어놓고 온 베란다 창도 걱정이 되어 처음에 목적지로 잡았던 봉하마을은 포기하고 집으로 변경했다. 집에 다 와 가니 이미 베란다는 엉망이 되었을테니 다이소 주차장에서 비도 좀 피하고 필요한 물품도 사야겠다 싶어서 다시 주차장 넓은 다이소로 갔다.

주차를 하고 막 사이드 브레이크를 올리는 순간, 뒷 유리에 비치는 햇빛! 아... 너무 한거 아냐, 진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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